할일 없이 떠도는 ‘백수’ 300만시대
할일 없이 떠도는 ‘백수’ 300만시대
  • 신아일보
  • 승인 2008.03.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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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와 취업준비생 이외에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놀고 먹는 사람을 모두 합친 사실상의 ‘백수(白手)’가 305만여 명에 달한다.
경기부진으로 일자리 창출이 점점 어려워져 고용 대란제가 새 정부의 최대 과제로 부상 했다. ‘백수’인구가 5년 만에 9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무려 41% 급증한 셈으로 15세 이상 인구 100명중 8명은 백수다.
통계청에 따르면 비경제 활동인구 가운데 ‘일할능력은 있으나 그냥 쉬는 사람’은 2월 현재 162만 8000명에 이른다. 2003년 1월 이후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취업준비자도 60만 7000명으로 처음으로 60만명을 돌파했다.
국가적으로 노동력의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러잖아도 정부는 올해 6% 성장과 일자리 35만개 창출을 내걸고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기업에는 각종 규제 철폐와 정책지원 기업인에 대한 극진한 예우 등을 통해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유도 하고있다.
또한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도 허리띠를 졸라 매고 경제 살리기에 동참을 선언한 마당이다. 새 정권은 이렇듯 대선이후 경제 분위기의 반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일자리 증가세의 둔화는 여전하다.
믿었던 기업들조차 고유가와 치솟는 원자재 값 때문에 섣불리 투자확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신규채용도 줄이는 추세다.
게다가 최근 건설 산업의 부진으로 서민 생계형 일자리는 무려 12만개나 줄었다고 한다. 미래에 희망을 줄수 있는 20대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9만 명이나 감소해 청년 취업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다가 정부가 목표로 정한 일자리 35만개 창출은 헛구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이 나빠진 것을 감안 하면 올해 목표달성은 물 건너간 것처럼 보인다. 이대로 가면 실업자나 노는 사람들의 일자리 대책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 당장 4월 총선에서 일자리 문제는 쟁점으로 부각 될 전망이다. 일자리 창출은 투자촉진과 규제완화로 풀어야 한다. 공장 짓는데 수년이 걸리고 골프장 만드는데 수백개 도장을 찍어야 하는‘규제공화국’에선 기업의 해외 탈출이 늘어날 것이다.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 개혁과 시장개방을 서두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고용 사정은 악화되고 내수 경기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하면 경제회생은 물 건너간다. 그저 놀고먹은 사람이 305만명이면 전체 생산 가능 인구의 8%, 경제활동 인구의13%다.
이들의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이야 말로 정부와 기업에 맡겨진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