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살해하는 ‘야만사회’
어린아이를 살해하는 ‘야만사회’
  • 신아일보
  • 승인 2008.03.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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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네 모녀를 암매장한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열 살 배기 초등학생 어린이가 실종된지 72일 만에 토막 시체로 발견됐다. 누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어린 초등학생의 생명을 앗아갔단 말인가.
갈수록 살벌해지는 사회에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닐수 없다. 경기도 수원의 야산에서 지난 11일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여아가 안양에서 실종된 이혜진 양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시신마저 크게 훼손된 것은 너무나 끔찍하다. 경찰은 이혜진·우예슬 양 유괴살해 사건 유력 용의자를 16일 검거했다. 살해용의자는 이웃에 사는 아저씨라 한다.
용의자를 턱밑에 두고도 80여일 동안 잡지 못했다. 사건 초기부터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시간만 보낸 것이다.
어린이 유괴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분노와 참담함에 휩싸이며 그것이 마지막이 되기를 빌었다. 두 사건의 피해자들이 모두 여성인데다 4명이 어린 학생이다. 약자인 여성과 어린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회에 어떤 안녕과 질서도 기대할 수 없다. 범인들은 오리무중이다.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된 만큼 유사점이 많지만 경찰은 단서조차 못 잡고 있다. 수원 연쇄실종 사건 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에 일어난 경기화성 연쇄 실종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경찰은 화성 사건 수사에 연인원 180만명을 투입하고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이번 어린이 실종 사건은 신고를 받은 사흘 뒤에야 수사본부를 설치해 초동 수사부터 늦었다. ‘아이들의 귀가가 조금만 늦어도 가슴이 철렁인 것이 부모들이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경기도 화성을 거론하면서 ‘화성에 갔을 때 경찰서가 없어 주민에게 물어봤더니 십수 년간 요청했다고 하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범인 하나 잡지 못하고 경찰서하나 세우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나’면서 ‘뭔가 행정적으로 국민을 섬기는 자세가 되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질책 했다는 직후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다.
‘흉악범은 반드시 잡힌다’는 불문율이 확립 돼야 범죄가 줄어든다. 그런데도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의 범인 검거율은 1999년 91%에서 2006년 72%까지 급락했다. 인터넷엔 ‘청부살인’을 공공연하게 부추기는 사이트가 널려 있지만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경찰은 더는 끔찍한 반인륜적 범죄가 발생 하지 않도록 민생 치안에 만전을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