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며 일하기”
“즐기며 일하기”
  • 신아일보
  • 승인 2008.03.1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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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충 부산국토관리청장
“논어 옹야편 제18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道를 아는 자,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 즐거워하는 자만 못하다’는 뜻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 국무회의만 하더라도 개회 시각이 아침 여덟시로 당겨졌을 뿐만 아니라, 일이 있으면 수시로 오후에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밤늦도록 난상토론을 하게될 것이라 한다.
각 부처 업무보고도 아침 일곱시 반에 현장에서 받는다는 방침이다. 인수위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되었듯이 새 정부의 일처리 행태는 “Early Bird”와 “No Holiday”로 특징 지어질 것 같다.
이제 공직자들은 사생활을 상당부분 희생하고 일에 파묻혀 지낼 수밖에 없게되었다. 공직자 뿐만아니라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새로운 각오와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그렇다면 변화된 환경과 늘어나는 업무량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여 일의 효율을 높여나갈 것인가?
해답은 간단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에 부딪혀나가는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다. 눈 앞에 닥친 일거리를 짜증스럽게 여기게 되면 스트레스가 쌓여 자신의 건강을 해치게 되고, 일의 능률도 올라가지 않는다.
당연히 일의 결과물도 충실해질 리가 없으니, 결국 행정의 최종 수요자인 국민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논어 옹야편 제18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道를 아는 자,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 즐거워하는 자만 못하다’는 뜻이다.
좀 더 부연하자면, 알기만 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앎이 지극하지 못한 것이요, 좋아만 하고 즐거워함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는 좋아함이 지극하지 못한 것이라는 뜻이다. 궁극적인 道, 즉 세상 이치의 끝은 즐거움과 통한다는 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 법하다.
일전에 LA갤럭시 축구팀이 브랜드 홍보 차 방한하여 국내 프로팀과 친선경기를 갖고 돌아갔다. ‘프리킥의 마술사’라 불리는 베컴이 팀과 함께 왔는데, 이 미남 스타는 며칠동안 국내 언론과 팬들의 관심과 환호를 몰고 다니며 여전히 시들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였다. 그가 국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던진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다들 좋은 자질을 지녔다. 지금은 축구를 즐기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축구선수의 첫걸음으로 ‘즐겨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기초를 다지는 과정은 단조롭고 지루하다. 매일 매일의 훈련도 마지못해 끌려 다니며 하면 성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베컴의 조언도, 즐기며 연습하다보면 잠재력이 드러나고 저도 모르게 창의력과 응용력도 몸에 붙는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라고 본다. 어릴때부터 이기는 축구만을 익히고 가르쳐 온 국내 축구계가 새겨들어야할 대목이다.
물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에 치이다 보면 늘상 즐거운 마음을 유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몸에 배인 생활패턴이 바뀌는데 따르는 고통도 만만치 않을 터이다.‘Work hard’보다는 ‘Think hard’가 될 수 있도록 더 신경 써야한다는 지적처럼, 적절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주어져야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하지만 어쩌랴, 국제적인 금융 불안에다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고유가 행진 등 어려운 세계경제여건 속에서, 새 정부에 대한 높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려면 모두 발 벗고 뛸 수 밖에. 게다가 밝은 표정과 즐거운 마음은 전염성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각자가 맡은 위치에서 늘 즐겁게 일하다 보면 우리 사회 전체도 따뜻한 기운으로 감싸이게 되고, 이것이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의 반열로 끌어올리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