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주물업체 대기업 납품 반란
중소 주물업체 대기업 납품 반란
  • 신아일보
  • 승인 2008.03.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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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폭등에 따라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던 주물 제품제조 중소업체들이 사흘간 대기업에 납품을 중단 했다.
주물용 고철 값이 1년새 80%가까이 올랐는데도 대기업들이 납품가격 인상폭을 10%대로 묶은 바람에 업계전체가 도산위기에 처했다는 이유에서다.
주물업체들은 상항을 지켜보면서 2차, 3차 납품중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레미콘 제관 아스콘 업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일차적으로 국내외 원자재 값 급등에 의해 촉발 됐지만 보다 본질적 원인은 이른바 불공정 하도급 관행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고철값은 190% 선철 값은 120%이상 올랐는데도 이를 원료로 한 주물제품은 고작 20~30%인상된 것을 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위세에 얼마나 짓눌려 왔는지 알수 있다. 이번 원자재 파동이 아니었더라도 언제가 터질 한부였다는 얘기다.
주물업계의 ‘반란’으로 드러난 중소기업의 열악한 실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 중앙회가 발간한 백서엔 납품가 후려치기 발주계약 취소 환차손 저가 하도급 대금 지불지연 기술탈취 등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생생한 증언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내노라하는 기업조차 이런 행위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는 실정 이니 대기업의 횡포가 얼마나 만연한지를 짐작 할 수 있다. 이런 대기업 중소기업 관계는 중소기업 발전 나아가 산업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산업 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영업 이익률은 장기 하락 추세 속에 2005년 4.3%로 낮아졌다.
대기업 영업 이익률은 외환위기 이후 평균 7.6%를 유지해 대기업 중소기업간 격차(3.5%포인트)가 미국(1.0%포인트) 일본(2.4%포인트)보다 훨씬 크다. 중소기업이 활발한 기술투자를 통해 발전하기는커녕 현상 유지도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대기업이 원가 절감 목표치를 세운다면 중소협력업체나 납품업체는 손해를 보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다. 참여 정부 5년 내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운운했지만 중소기업은 늘 ‘봉’이다.
새 정부 들어서도 사정은 크게 개선 될 조짐이 없다.
중소기업들이 기대했던 납품가격 연동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구체적 내용을 국정 핵심 과제에서 대부분 빠졌고 중기제품 공공구매 확대나 중기 지원체계 효율화 등 구태의연한 얘기만 되풀이되고 있다.
대기업 역시 중소기업 없는 생태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