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8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이례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번 박 대통령의 연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한 뒤 1년 6개월여만이다. 이 같은 짧은 기간 안에 같은 나라 정상이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사례는 드문 일이다.
1874년 이래 140여년 동안 미 의회에서는 112차례 외국 정상 및 고위인사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 있었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여섯 번째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 전 대통령의 연설 이후 다른 나라 정상이 합동회의 연설을 한 사례가 없어 우리나라 정상이 연이어 연설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194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전에는 1941년과 1943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2회 연속 연설을 한 뒤 1945년 클레멘트 애틀리 영국 총리가 이어서 연설을 한 사례가 있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연설이 실무적 성격을 지닌 '공식 실무방문'에 이뤄진다는 점도 이례적인 부분이다. 통상적으로 미 의회 연설은 '국빈방문' 중에 이뤄지는 게 보통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미 의회 측의 배려는 박 대통령이 한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과 함께 한미동맹이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이번 의회 연설에서 어느 언어를 사용할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우리 정상들의 연설 가운데 한국어를 사용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승만·노태우·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어로 연설을 했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연설을 우리말로 할지, 영어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둘 다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