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코리아’
업그레이드 ‘코리아’
  • 신아일보
  • 승인 2008.03.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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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충 부산국토관리청장
“지난 2월 25일, 이명박정부가 공식적으로 돛을 올렸다.이 대통령은‘선진화의 길, 다 함께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통해 올해를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하였다. 취임사에 담긴 선진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광복후 지금까지의 60년동안 우리는 잘 살기 위해서 너나할것 없이 피땀흘려 일했고, 그 결과 절대빈곤을 벗어나 7~80년대의 발전도상국 시절을 거쳐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바짝 다가서 있다. 이른바 선진국클럽이라 불리는 OECD의 29번째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세계는 ‘한강의 기적’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았고, 아시아의 네마리 龍 중 으뜸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스스로도 믿기 어려울정도의 변화와 발전을 불과 반세기만에 일구어낸것이다. 비록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탓에 21세기의 문턱에서 국가적인 외환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여 이를 빠르게 극복하고 다시일어서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모든 성과에도 불구하고 막상 대한민국이 선진국인지 물어온다면 누구도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선진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국민소득이 2만불을 넘어섰다고, 산업 고도화가 이루어졌다고, 또는 OECD에 가입하였다고 해서 모두 선진국으로 대접해주지는 않는다. 그런 요건들을 기본적으로 갖춘데 더하여, 사회제도와 시스템이 성숙되고 원칙과 질서가 존중되는 품격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해야 비로소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나라는 당연히 대외경쟁력이 탄탄할 수밖에 없고 국민의 행복지수는 낮을 래야 낮을 수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아직 우리가 선진국이라 평가받기에는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 여러 말 할 것도 없이, 首都 한복판에서 국보1호가 허망하게 불타 쓰러지는데도 속수무책으로 허둥대고 있는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새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선진화는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이런 후진적 요인들을 치유하여 총체적인 국가의 품격을 높여나 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이런 선진화를 ‘다 함께 열어나가자’고 강조한 점에 주목한다.
이는 단순히 관련정책을 정부주도방식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뜻만이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본다. 그간 우리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어온 소모적인이념논쟁을 끝내고 실용의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것이다. 물론 사회현상을 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수 있다. 이는 성숙한 민주사회의 기본요건이며, 지속적인 사회발전을 위한 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낡은 이념의 틀에 갇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매사 편을 가르고 적대시하는 이분법적 사고와 행태는 곤란하다. 치열한 글로벌경쟁의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하는 마당에, 내부의 역량 결집을 저해하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이같은 갈등요소를 더 이상 용인할 수는 없다. 선진화를 다 함께 열어나가자고 한 것은, 이념간의 대립 뿐만 아니라 계층간, 지역간반목과 갈등을 넘어 사회적 통합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는 절절한 호소에 다름 아니다.
새 정부는 이미 ‘디자인코리아’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해나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도시를 비롯한 국민의 일상생활 공간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접목시켜 국가이미지를 구축하고 고유한 문화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작업이다. 새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디자인코리아’를 넘어 사회 모든 분야의 소프트웨어까지 성큼 끌어올리는 ‘업그레이드코리아’가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