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첫 외교장관 회담 취소
한일 첫 외교장관 회담 취소
  • 양귀호 기자
  • 승인 2013.04.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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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베 日총리 신사참배 깊은 유감”

정부는 22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예물을 봉헌하고, 일본 각료들이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이날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우리 정부는 과거 인근 국가 국민들에게 막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침략전쟁을 미화하면서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총리가 공물을 보내고 부총리를 비롯한 현직 각료들이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논평은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역사를 망각한 시대착오적인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인근 국가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책임있는 행동을 취할 것을 거듭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 정부의 수차례 자제 요청에도 자민당 내각의 2인자인 아소 부총리 등 각료 3명은 춘계 예대제(제사·4월21∼23일)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잇달아 참배했다.

이에 따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번주 일본을 방문해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려던 일정을 취소했다.

이번 참배는 정부가 일본 정부측에 사전에 자제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빚어졌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아소 다로 부총리 등 각료 3명은 21~23일 춘계 예대제(例大祭)를 맞아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신사를 잇달아 방문하며 아시아 국가들의 공분을 샀다.

이번 신사 참배는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 최근 고조되던 한·일 양국의 대북 공조 기류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는 지난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일군사정보 보호협정’ 재추진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이런 분위기에도 냉각 기류가 한동안 흐를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미·일 3국이 어느 때보다 삼각동맹을 조이고 닦을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며, 벳쇼 대사가 ‘구원(舊怨)’을 내려놓고 협정 문제를 재논의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이 신사참배를 강행하면서,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고조된 양국간의 반목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