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수출입은행 임직원 6명, 돈 빌려준 기업에 재취업”
박원석 “수출입은행 임직원 6명, 돈 빌려준 기업에 재취업”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4.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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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수출입은행의 퇴직 임직원 중 6명이 여신거래실적이 있는 업체로 재취업했다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여신거래 실적이 있는 수출기업으로 퇴직 후 재취업한 한국수출입은행 임원은 4명이었다. 이들 임원이 재취업할 당시 해당기업은 모두 수출입은행과 수백·수천억원대 여신거래 실적이 있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28년간 근무한 김모 전 상임이사의 경우 퇴직한 2005년 5월 성동조선해양으로 재취업했다. 재취업한 그해에 수출입은행과 성동조선해양간에는 465억원의 여신거래실적이 있었고 이듬해에도 2515억원 거래실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SPP조선으로 재취업한 김모 전 상임이사의 경우도 재취업 당해부터 거래를 시작해 첫해 여신 실적 181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은 당시 공히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이 밖에 수출입은행에서 나란히 31년간 재직한 김모 전 전무이사와 권모 전 상임이사 역시 2009년 퇴직 후 2011년에 각각 STX중공업과 대선조선으로 재취업했다. 이들이 퇴직한 해부터 재취업한 해까지 수출입은행과 여신실적은 STX중공업의 경우 2409억원, 대선조선의 경우 629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퇴직한 변모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의 경우 지난해 한해 여신실적이 1200억원인 STX중공업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퇴직한 정모 전 경영지원본부장의 경우 2011년 STX조선해양으로 재취업했다. 정 본부장이 퇴직한 이듬해인 2009년부터 재취업한 2011년까지 수출입은행과 STX조선해양의 거래실적은 4조원이었다. STX조선해양 역시 최근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박원석 의원은 "이들 임직원 6명이 재취업한 5개의 기업 중 무려 4개 기업이 재무사정이 악화돼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에 있었다"며 "채권단 자율협약의 경우 5조원에 달하는 수출입은행 요주의여신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살 여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출입은행처럼 여신기능이 있는 공공기관의 경우 일정기간 이상 근무한 임직원에 대해 일정규모 이상의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으로의 재취업을 금지해 이해충돌의 문제나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공직자윤리법 개정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