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열의 칼럼]‘돈선거 꿈도 꾸지마’ 淸道의 악몽
[오세열의 칼럼]‘돈선거 꿈도 꾸지마’ 淸道의 악몽
  • 신아일보
  • 승인 2008.03.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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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세 열 주필
“곪았던 게 터진 겁니다. 상처가 크지만 이번일로 돈 선거를 뿌리 뽑을 수만 있다면 다행이 아니겠습니까”
경북 청도에 한마을 이장이 지난해 치른 군수선거와 관련해 돈을 받아 사법 처리된 주민이 역대선거 사상 가장 많은 1000여명에 이르지만 금품선거 풍토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어 좋겠다고 한 말이다.
금품을 돌린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2명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돈 선거에 연루된 주민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자수하러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곳은 전임 단체장이 공직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했던 지역이다. 청도 주민들은 ‘이번 돈 선거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4월 총선 때도 똑 같았을 거다’면서 어디가서 청도 사람이라고 입도 뻥긋하지 말라고 했다. 인구 4만6000명에 유권자는 3만9000명이다. 이 가운데 수천 명이 사조직과 연결되어 활동하는 등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청정 마을 청도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였느냐’며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역사는 악의(惡意)를 먹고 자란다고 했던가. 청도 덕분에 돈 선거가 사라지게 됐다면 불행 중 다행이다. 청도군의 불법 선거는 짜증을 넘어 허탈감마저 들게한다. 군수 재선거 과정에서 주민 5700여명이 돈을 받아 군이 쑥대밭이 되는 것을 보고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연루된 주민 한 사람당 5만원-10만원 다발로 쪼개져 5700여명에게 은밀히 전해졌을 것으로 전한다. 청도군 유권자 수가 3만9000명이니 전체유권자의 14.6%가 범죄혐의를 쓰게 된 셈이다.
도대체 산골 마을 군수자리 하나에 수억원을 뿌렸다는 사실부터가 황당할 뿐이다. 당선 뒤에 이권 사업으로 충분히 봉창할 수 있다는 계산이 없었을까. 다른 지자체장은 이런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자체의 심각한 부패실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청도의 첫 민선 군수가 공천 대가로 돈을 줬다가 물러났고 2006년에는 그 후임자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도에서 물러났다. 현 군수마저 낙마하면 4년 연속 군수를 뽑는 선거를 치러야한다. 청도의 경우 혈연과 지연이 얽혀 선거 때마다 ‘변별력 없는 싸움’을 벌이다보니 자연히 금품선거의 관행에서 헤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을것이다. 이런 선거풍토는 청도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버젓이 금품선거가 행해지고 있음이 현실이다. 조합장 지방의회 선거에서 도 관행적으로 금품이 살포되고 있다. 그리고 당선 되면 각종 이권에 개입 권력으로 다시 그 돈을 거둬들인다. 이제 공직은 돈으로 사는 시대를 끝내야한다. 오죽했으면 경기도 구리시가 ‘자율로 는 도저히 불가능 하다’며 부패 척결을 위한 조례제정까지 추진했겠는가.
이번 청도사건은 죄의 대가이나 그 대가로 선거 풍토가 더 깨끗해지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공천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일깨운다. 일이 이렇게 된 데에는 공천도 한몫했다.
공천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안해서다. 한나라당이 공천비리를 우려해 공천을 포기하는 바람에 3명의 무소속 후보가 혈투를 벌였고 끝내 돈질이 벌어진 것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이곳에서 공천만 제대로 했어도 후보가 우열이 쉽게 가려져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정당이 단체장은 물론 기초의원 공천권까지 준 것은 엄혹한 판관이 되어 교통정리를 하라는 것인데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 과거에 비해 비리가 줄었다고 하나 은밀히 이뤄지는 거래의 깊은 속은 누가 알겠는가. 한나라당만해도 단체장 공천과정에서 중진의원 또는 그 가족이 금품이나 선물을 받아 법정에 선게 엊그제였다. 이번 비극을 통해 청도와 우리사회가 밝아질 것을 기대해본다
국민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깨끗한 정치란’ 돈안 쓰는 정치를 말한다. 그들은 국회의원 스스로 출마 할 때 모두가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봉사보다는 출세나 권력 추구가 이들의 큰 목적일 것이다. 그래서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당선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또 엄청난 돈을 쓴다.
이제 선거의 틀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 앞으로 문제는 후보자들에게 있다 참으로 후보자들은 진흙탕이 싸움판이 아니라 자신의모든 역량은 국민 앞에 내보이며 멋진 경영 장이 되게 해야 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역점을 두고 막아야 할 문제는 금품 향응 제공 해위라고 할 수 있다
금권선거 금권정치 타파하는데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 의식이다. 금권개입이 가능한 것도 역설적으로 그것이 효력을 발휘하고 먹혀들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금권에 눈이 멀어지고 함께 타락한다면 선거문화의 민주화·깨끗한 정치의 실현은 기대하기 어렵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는 시구가 생각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