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스트레스 털어내는 계기 만들어야
전쟁 스트레스 털어내는 계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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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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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민족생존권이 최우선의 가치
평화 확보 위해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북한발 전쟁 스트레스가 박근혜 대통령과 케리 미 국무장관의 대화 메시지로 일단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빅딜설이 외신을 타고 날아오는 시점에 북한은 한반도 사태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태양절을 이상할 정도로 조용히 넘겼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미의 잇따른 대화 제의로 일단 상황이 쿨다운 됐지만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케리 장관이 쏟아놓은 다양한 메시지에 대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케리 장관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이며, 6자든 양자든 실질적 미래를 위해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문을 연 뒤 “모든 의제를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대화하자, 우리의 선택은 협상”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또 지난해 2·29합의 파기 이후 미국이 꺼리던 북·미 직접대화의 의지를 나타내고 특사파견까지 내비쳤다.


특히 케리 장관이 9·19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한것을 감안하면 미국이 이 시점에서 풀어놔야할 보따리는 다 풀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9·19공동성명은 2005년 9월19일 베이징 회담에서 6자 회담 당사국이 채택한 것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북한은 최근 한·미의 대화 제의에 일단 미사일 발사를 유보하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사태의 가장 중요한 지렛대의 하나인 중국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이번 케리 장관 순방과정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미국과 공동 행동을 취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을 움직이기 위해 아시아 태평양에 배치한 미사일 방어 체제의 감축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며 공을 들였다.

향후 예상되는 북·미 대화 및 6자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게 되는 대목이다.


이제 한반도 사태에 최종적인 답을 내놔야할 당사자는 바로 남과 북이다.

특히 전가의 보도처럼 핵과 미사일을 움켜쥐고 있는 북의 태도 변화와 새로운 선택 없이는 위기 해결은 한 발짝도 나아갈수 없다.


북이 모처럼 조성되는 대화 분위기를 군불로 지펴 어떻게 핵과 미사일을 녹여내느냐가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그들로서는 절대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지만 이 방식 말고는 그들이 그토록 원하는 두마리 토끼 즉 대북적대 정책 포기와 경제건설 지원을 얻어낼 길이 없다.


우리 정부의 책무도 막중하다.

북핵문제가 미·중간 협상문제로 부각되고 한국이 중간에 낀 상황이 되면 우리의 협상 이니셔티브가 축소될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공간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바로 이점이 한국 정부가 남북 대화의 중심축이 돼야하고 북·미 대화 전에 선 남·북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이유다.


한반도의 평화 확보는 이념이나 진영 논리를 뛰어 넘어 우리 한민족 전체의 생존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차대한 사안이다.


지구상에서 전쟁 스트레스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국민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이 시대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이다.

전쟁을 겪어본 민족만이 전쟁의 무서움을 안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가진 전쟁이라도 가장 나쁜 평화보다 못하다.


베트남 전쟁에서 구사일생한 베트남 작가 바오닌이 한 말이다.

남·북은 이번 기회를 한반도에서 전쟁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좋은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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