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설립붐 ‘기대반 우려반’
증권사 설립붐 ‘기대반 우려반’
  • 신아일보
  • 승인 2008.03.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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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증권사 “과당경쟁 불 보듯 뻔하다” 곱지않은 시선
연구기관 “증권시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긍정적

증권사 인수, 신규설립붐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기존 증권사는 과당경쟁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구기관에서는 증권사 신규진출이 지나친 몸값거품을 빼고 다양한 스타일의 증권사가 생겨나는 것을 촉진해 증권시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살깎아먹기 될 것”=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 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기업은행, KTB 등을 비롯해 6곳 정도. 이에 대해 기존 증권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사업확대로 과거와 같은 출혈경쟁이 잠잠해진 상황에서 신규 증권사들이 물밀 듯 시장으로 들어온다면 또다시 과당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A증권사 사장은 재계의 잇따른 증권업진출에 대해 “증권사업에 대해 남주기 아까운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며 “기업의 증권비즈니스가 독립적 전문 증권사로 집중돼야 규모의 경제효과를 살릴수 있는데 너도나도 뛰어들면 시장이 조각조각 쪼개질 것”고 꼬집었다.
B 증권사 사장도 “신규 증권사들이 초기에는 증권사의 기본업인 위탁영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존 증권사들의 수익모델이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위탁영업을 통해 얻는 수익이 큰 만큼 제살깍기식 영업이 전개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이 인수한 신흥증권이 현대증권이 강세인 울산지역을 파고들며 현대증권의 파이를 깎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C 증권사 사장은 “신규 증권사 대부분이 IB나 자산관리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시장은 아직 초기시장이나 다름없다”며 “아직 여물지도 않은 시장에서 출혈경쟁이 일어난다면 죽도밥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인수(기업공개, 채권인수 등 )수수료시장은 연 2000억원, 국내 M&A자문시장은 연 4000억 ~ 5000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인력누수 문제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신규증권사들이 대거 인력을 충원하는 과정에서 기존 증권사들의 고급인력을 무리하게 스카우트할 경우 업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물색할때 손복조 전 대우증권사장을 접촉했으나 손 전 사장이 토러스라는 증권사를 설립하면서 김지완 전 현대증권 사장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증권사 몸값 거품빼는 효과도 있어= 그러나 신규증권사의 시장진출이 기존 증권사의 몸값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증권사 몸값에 거품을 뺌으로써 업계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 있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증권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