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축제] 봄바람 휘날리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
[날씨&축제] 봄바람 휘날리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
  • 온케이웨더
  • 승인 2013.04.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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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5월 12일…“20℃ 웃도는 포근한 날 이어져”
 
넓은 대지에 탁 트인 청보리밭을 보면 마음도 가벼워 진다. 보리밭 사잇길을 걷다보면 살랑 부는 바람에 상쾌함이 감돈다.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에 위치한 학원농장에는 100만㎡(약 30만평)의 넓은 대지에 푸른 보리들이 바람에 넘실댄다. 초록 보리밭을 덮고 있는 하늘은 맑기 그지없다. 그 사이를 지나가는 뭉게구름도 평화로워 보인다. 여름보다 더 푸른 봄이 왔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봄의 기운을 한 아름 머금고 있는 고창군 학원농장 일대에서 ‘제10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오는 20일부터 내달 12일까지 개최된다.
 
▲푸른 보리밭 옆엔 노랗게 핀 유채꽃도 있다. ⓒ청보리밭축제위원회
 
이곳에 처음부터 보리가 많았던 건 아니다. 학원농장은 불과 몇십년 전만해도 가축을 기르는 용도로 쓰였다.
 
학원농장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다. 현재 농장주인 진영호씨는 1992년 서울에서 고창으로 귀농했다. 온갖 농사를 다 시도해봤지만 초보농부는 실패를 거듭해야만 했다. 고심 끝에 ‘씨 뿌리면 잘 자라는’ 보리를 심었다. 다행히 약 100만㎡의 넓은 대지에 심어놓은 보리는 진씨를 실망시키지 않고 잘 자라 주었다. ‘초보’딱지를 뗀 가슴 벅찬 순간이었을 것이다.
 
보리는 봄(4월 중순~5월 초순)이면 푸른 물결이 일렁인다. 그 모습을 본 사진작가들과 여행 동호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해가 갈수록 관관객 수가 늘어나자 체계를 잡아야 할 정도에 이르렀고 지역주민들은 군청과 협의해 2004년부터 축제로 발전시키게 됐다.
 
또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년)’과 ‘식객(2010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초록빛깔 보리밭’을 보기위해 관광버스가 몰려들었다. 그것이 벌써 10년이 지났다.
 
가을철 추수가 끝나고 보리를 파종하면 한겨울 동안 땅속에 있던 보리의 씨앗은 봄기운과 함께 흙을 비집고 나와 푸른 잎을 틔운다.
 
▲고창 청보리밭 ⓒ청보리밭축제위원회
 
보리의 푸르름은 4월 말에서 5월 초가 되면 절정을 이룬다. 이 시기에 매년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고 있다. 2008년에는 농수산식품부에 의해 ‘최우수 농촌축제’로 선정된 바 있다. 매 축제기간마다 5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고 한다.
 
‘청보리밭 그 이야기 속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10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오는 20일(토) 오후 1시에 난타 ‘두드림’ 공연과 함께 개막된다.
 
이번 축제에는 대양한 행사들이 펼쳐진다. 특설무대·전망대 앞 정자·대나무 밭·잉어연못 등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보리밭 일대에 현악 3중주도 울려 퍼질 예정이다.
 
상시 행사로는 보리밭 사잇길 걷기·보리피리 불기·민속놀이·민속공예·황토염색 등의 체험 행사와 국악·클래식·인형극 등의 공연 등이 있다. 또 ‘청보리 방송국’에서는 사연과 신청곡을 현장에서 접수받아 관광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민속놀이 마당에는 널뛰기·투호던지기·굴렁쇠 굴리기·제기차지 등이 펼쳐진다. 특히 이곳에서 굴렁쇠를 잘 굴리는 사람은 대부분 40~50대의 어른들이다. 막대를 대기가 무섭게 멈춰버리는 아이들의 굴렁쇠와는 달리, 어른들의 굴렁쇠는 쉼 없이 달려간다. 굴렁쇠를 굴리는 어른들의 얼굴에 장난기 어린 표정이 가득하다.
 
대관령 목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양들을 이곳 청보리밭에서 만날 수 있다.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 ‘양치기소년’처럼 양떼몰이를 직접 할 수 있다.
 
‘식도락 여행’이란 말이 있듯이 어딜 가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청보리밭 축제장에서는 보리로 만든 식품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 보리개떡 만들기와 같은 체험행사가 진행되고 보리밥·보리쿠기·보리커피·보리개떡·보리뻥튀기 등을 직접 맛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또 청보리축제인 만큼 행사장 주변에서 판매하는 보리밥은 불티가 난다. 다른 잡곡은 들어가지 않고 온통 보리만 있는 ‘꽁보리밥’에 고추장을 착착 비벼서 먹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제10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 기간 날씨전망 ⓒ온케이웨더
 
다행히 축제기간에는 대체로 맑은 하늘을 보일 전망이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축제 첫날인 20일(토) 고창군 공음면의 낮 최고 기온은 22℃로 포근하겠다. 다만 축제 둘째 날인 21일(일)에는 가끔 빗방울이 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낮 최고기온이 18℃로 예상돼 축제를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겠다.
 
케이웨더 예보팀 관계자는 “축제기간 중 아침 최저기온은 8~12℃의 분포를 보이고 낮 최고기온도 대부분 20℃를 웃도는 포근한 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정의 달인 내달 5일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청보리 동화 구연대회’도 열린다. 참가대상은 아이와 엄마·아빠, 손자와 할머니·할아버지 등 가족구성원이다.
 
접수는 고창군청 홈페이지(http://chungbori.gochang.go.kr)에서 할 수 있으며 본선은 내달 5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금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황금열쇠 3돈이 수여된다. 은상은 상장과 황금열쇠 2돈, 동상은 상장과 황금열쇠 1돈을 각각 부상으로 받는다. 또 참가자 전원에게 대회 참가 사진을 담은 액자를 준다.
 
끝없이 펼쳐진 보리와 함께 그 사잇길을 걷는 것이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 아닐까. 될 수 있으면 운동화 등 편안한 신발을 신고 축제장을 찾는 것이 좋겠다.
 
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대부분 도시에서 차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에서 많이 걷지 않는 것 같다”며 “보리밭 사잇길을 천천히 걸으며 보리 내음을 맡고, 시원한 바람 과 함께 하늘도 찬찬히 보면서 청보리밭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끼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보리밭축제위원회   
 
청보리밭 사이를 거닐다 보면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원두막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 사람도, 또 짚으로 엮은 초가지붕 아래서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보리의 키는 약 1m 정도다. 그래서 무릎을 조금만 구부리면 얼굴만 나오고 몸은 보리사이에 감춰진다.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서 얼굴만 나오게 사진을 찍는 것도 추억이 될 것이다.
 
ⓒ청보리밭축제위원회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