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낸 쌀 北 군량미로 전용
우리가 보낸 쌀 北 군량미로 전용
  • 신아일보
  • 승인 2008.02.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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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는 북한주민을 위해 보낸 쌀이 북한군인이 먹는다는 사실이 확인 됐다.
2006년 말부터 북한군 전방부대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쌀 마대가 트럭에서 하역되는 장면이 우리 군에 포착 됐다고 한다. 또 일부 마대는 북한군 진지구축에도 활용됐다.
그동안 의혹에 머물던 남한이 제공한 쌀이 북한군 전용(轉用)이 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북한군이 수송을 담당 한다는 사실 또한 오래 전부터 탈북자들의 증언과 동영상 자료로 알려졌다.
탈북자 단체인 북한 민주화위원회가 작년 10월 탈북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했더니 7.6%인 19명만 ‘남한에서 지원한 쌀을 배급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 했다.
고위층 탈북자들은 남한 쌀의 대부분이 전쟁 비축미를 보관하는 ‘2호 창고’와 전투 부대에 배정 된다고 증언한다. 지원 물량의 90%이상이 군으로 간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 국방부가 확인 했다는 전용 사례는 더욱 충격적이다. 비무장지대인 인접한 북한군 최전방 부대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대한적십자사 마크 또는 ‘대한민국’글자가 찍힌 쌀 마대 400여개가 포착 됐다고 한다.
전용이 얼마나 심했으면 우리 군이 보는 앞에서 북한군이 쌀을 옮겼겠는가. 1996년부터 작년까지 북에 제공한 쌀 255만t의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전용 됐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을 수 없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좀처럼 완화되고 있지 않다. 지난해 세계 식량계획은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기아와 영양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 했다.
이번에 드러난 ‘군량미 전용’은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는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제부터는 기존 지원방식 일대 변화가 있어야한다.
남한의 지원 대상은 어디까지나 가장고초를 겪고 있는 일반 주민 특히 어린이 학생이지 군부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배의 투명성 확보’에 보다 역점을 두어야한다.
지난 정권에는 형식적인 모니터링에 그쳤다. 북한 당국과의 안내를 받아 미리 정한 식량 보급소 몇 군데를 둘러 보는 것이 전부였다. 식량 지원은 전적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것이다.
이를 훼손하는 북한의 처사는 도저히 용납 될 수 없는 것이다. 새 정부는 이런 측면을 북한에 확실하게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