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책,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지역정책,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 김 정 호
  • 승인 2013.03.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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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이전의 지역정책은 경제성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따라서 균형발전을 목표로 했다지만 추진결과는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지역균형발전정책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과 특별회계등 혁신적인 제도를 마련했고, 신행정수도와 혁신도시 등을 건설하여 수도권의 중추기능을 전국으로 분산시키고 자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많은 부작용을 낳았고, 정치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으며, 경제적 비효율을 가져왔다.

한 편 MB정부의 지역정책은 일자리, 상생발전, 지역경제의 광역적 접근 등 ‘시장 친화적’이라는 점에서 역대 지역정책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광역경제권의 실체가 모호하고, 광역정책 추진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인위적인 권역설정으로 지역 간 협력과 광역적 시너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그러다 보니 지역정책이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과는 무관한 것으로 비춰졌고, 그 때문에 정책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 이었다.

비교적 많은 돈을 지역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상황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제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의 지역정책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우선 정책내용이 국정목표에 부합해야 하고, 현실적이며 특히,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 내용을 ‘일자리 창출,’ ‘도시 활성화’ 그리고 ‘지역간/도시간 연계협력강화’ 등으로 정리해 봄이 어떨까 생각한다.

우선 일자리 창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지방에 창의적이고 유능한 인재를 잡아두려면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간의 지역정책은 현재의 일자리 보다는 선도-전략산업 중심의‘ 미래 먹거리’에 집중해왔다.

별 효과가 없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당연이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지방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연구개발 투자도 취약한 지방기업이 자생력과 혁신역량을 키우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뿌리기술’에 집중되어야 한다.

뿌리기술이란 금형이나 도금과 같이 제조기술에 기초가 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둘째는 지방 중추도시를 활성화하는 일이다.

이러한 도시들은 경제는 물론, 행정, 교육, 의료, 문화 등 중심기능을 수행하면서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빠르게 번지고 있는 공동화와 도시쇠퇴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공동화와 쇠퇴를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지역성장도, 지역균형발전도, 불가능 하다.

지방 대도시가 거점기능을 회복하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심기능을 회복하고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등, 도시 매력도를 높이게 되면, 좋은 기업들이 몰리게 될 것이며, 이는 지역성장, 나아가서는 균형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셋째는 도시간, 지역간 상생발전을 적극 도모하는 일이다.

사람도, 기업도, 도시도 ‘나 홀로’ 로는 살기 힘들다.

특히 작은 도시일수록 그렇다.

하수 및 쓰레기 처리, 공원녹지, 문화, 체육시설 등 생활기반시설은 물론, 복지 서비스와 교육, 그리고 경제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변의 지자체들과 상호 협조해야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규모경제와 도시경제 등에 의한 경제편익을 향유하려면 행정의 경계를 초월한 광역적 접근이 필요하다.

선진국 도시들이 특별구역(special district)을 설치하는 등, ‘광역화’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연계협력’을 강조하는 지역정책을 추진한다면 사회적 기업과 지역밀착형 중소기업 육성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지역정책의 기조를 ‘상생발전’으로 잡는다면 지역정책을 실질적인 국민통합의 수단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상의 관점에서 지역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있었으면 한다.

이 글은 선진사회 만들기 길라잡이‘선사연’의 홈페이지(www.sunsayeon.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