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 잃은 ‘관광물가’
국제경쟁력 잃은 ‘관광물가’
  • 신아일보
  • 승인 2008.02.1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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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제주도가 거품빼기에 나섰다.
제주도청은 제주도 물가가 국내외 다른 관광지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를 공개했다. 자체조사 결과 생선회 값은 서울 부산에 비해 21-57% 비싸고 주말 4인 1조 골프요금은 중국·태국·필리핀의 2.3-3.2배다 숙박시설과 관광지 입장료를 비롯해 웬만한 요금이 모두가 비싸다.
‘골프 치러 제주도 가느니 중국이나 동남아로 간 다’는 소리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이 겪어온 그대로다. 제주도 3분의1도 안되는 태국 푸껫섬엔 한 해 외국인 관광객만 300만 명이 찾아온다. 작년 마카오를 찾은 사람이 2700만 명이나 됐다. 폭탄 테러가 잦는 인도네시아 발리 섬도 외국인 관광객을 150만 명이나 맞았다.
제주도의 한해 외국인 방문객은 50만명밖에 안된다. 500만명의 내국인 관광객으로 근근이 꾸려가고 있다.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에 오른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비롯, 관광지로서 천혜(天惠) 자연조건을 갖췄다. 비행기거리 2시간 안에 인구 500만 대도시가 18개나 있다. 그런데도 외국인 관광객은 푸켓의 6분1밖에 안된다.
그 원인이 비싼 물가 때문이다. 마카오의 별 5개짜리 스타월드호텔 숙박료는 주중 12만원, 주말 8만원이다.
제주도가 밝힌 중문 관광단지 특급 호텔 요금은 40만원이 넘는다. 제주도 승마장에선 1시간 말을 타려면 12만원을 내야 한다. 말레시아 코타키나발루는 1만4000원 가량 (150링깃)을 내면된다.
‘관광물가’가 제주만 비싼 것이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했더니 한국 관광은 ‘가격은 비싼데 (57.9%) 서비스는 보통 (57.2%)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 100대도시 가운데 서울의 하루식비는 202달러로 비싸기가 세계부호들 휴양지 몬테카를로 다음인 두 번째다.
물가는 턱없이 비싼데 볼거리는 시원찮으니 한국관광이 손님을 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주당국이 스스로 물가가 비싸다고 고백하고 나선 것은 상황이 그만큼 절박해서다.
당국처럼 제주도민들도 각오를 새로 다져야 한다. 제주도는 몇 해 전부터 명품아웃렛 쇼핑몰을 추진했지만 지역상인들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당장 내가게 손님을 빼앗긴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관광 물가가 비싼 것도 당장 돈을 더 벌어보겠다는 짧은 생각에서다. 제주도가 싼 돈으로 볼 것 먹을 것 할 것 많은 진짜 가볼만한 곳으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만 하면 제주도는 굴뚝 없는 수출산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