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날씨, 유독 일교차 크고 변덕 심한 이유?
봄철 날씨, 유독 일교차 크고 변덕 심한 이유?
  • 온케이웨더
  • 승인 2013.03.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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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량 증가·복사냉각 탓 일교차↑…기단 세력다툼이 잦은 날씨변동 불러
봄철로 접어들면서 연일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9일·10일)에는 서울의 기온이 하룻밤 새 25℃ 이상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9일(토) 낮 최고기온이 23.8℃까지 올랐다가, 10일(일) 아침 최저기온이 -1.5℃까지 떨어진 것. 기상청은 “9일과 1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 차이는 18℃로, 1907년 서울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06년 만에 가장 큰 기온변동 폭”이라고 밝혔다.
 
일교차도 10℃안팎으로 크게 벌어지고 있다.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월) 서울의 최저기온은 -2.6℃, 최고기온은 12.1℃로 일교차가 무려 14.7℃였다. 12일(화)도 최저·최고기온이 각각 1.6℃와 11.7℃를 기록해 일교차가 10℃ 이상 크게 벌어졌다.
 
 
이처럼 봄철에 일교차가 크고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봄철 큰 일교차의 주된 원인은 ‘일사량 증가’와 ‘야간 복사냉각’이다. 봄이 되면 해가 길어지면서 겨울에 비해 일사량이 늘어난다. 일사량이 많으면 대기가 쉽게 가열돼 낮 기온이 오르게 된다. 그러나 해가 지고 나면 겨우내 얼어붙은 땅으로부터 찬 기운이 올라와 지표면 근처 대기가 다시 차갑게 식는다. 이를 ‘야간 복사냉각’이라고 한다.
 
즉 낮 동안엔 늘어난 일사량의 영향으로 기온이 오르지만, 해가 진 뒤에는 복사냉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 일교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건조한 대기도 봄철 일교차를 크게 벌리는 원인 중 하나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의 이용섭 수석예보관은 “건조한 대기는 열을 쉽게 방출하는 반면, 대기 중 습도가 높을 경우 열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며 “습도가 높으면 구름도 많은데, 구름은 낮 동안 받은 열이 방출되지 않게 하는 ‘이불’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봄철과 달리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수석예보관은 “구름이 많고 흐린 날에는 낮에도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고 밤에도 별로 떨어지지 않는 ‘구름의 하우스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시베리아·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싸움에 봄철 날씨 ‘울상’
 
봄철에 날씨 변동이 심한 이유는 한반도 주변 기단들이 서로 세력싸움을 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우리나라는 ‘시베리아고기압(대륙고기압)’의 지배를 받아 북쪽으로부터 한랭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반대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여름철에는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가 올라와 덥고 습한 날씨가 나타난다.


 
이에 비해 계절교체기에 해당하는 봄철에는 특정 기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신 시베리아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근처에서 서로 세력 싸움을 벌인다. 두 고기압 간의 세력 싸움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면 중국 남서쪽의 온난건조한 공기가 밀려 들어와 기온이 크게 올라간다. 반면 시베리아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뚝 떨어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봄철 날씨가 변덕스러워지는 것이다.
 
지난 9일 낮과 10일 아침 사이 서울에 25℃의 기온 차가 나타난 것도 두 고기압의 세력 싸움에 의한 것이었다. 9일 북태평양고기압이 크게 확장하자 그 세력에 밀려 중국 남부지역의 30℃에 육박하는 공기가 대량으로 한반도에 유입됐다. 반대로 10일에는 시베리아고기압이 세력을 확장,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하루 사이 ‘롤러코스터 기온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기상청 “4월에도 날씨변덕 심할 듯”
 
기상청은 앞으로도 이처럼 변덕스러운 날씨가 몇 번 더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기상청이 내놓은 날씨전망에 따르면 3월까지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쌀쌀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상순에도 일시적으로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 변화가 크고 평년보다 추운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4월 중순에는 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날씨 변덕이 심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