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문화재청장 사의 표명
유홍준 문화재청장 사의 표명
  • 신아일보
  • 승인 2008.02.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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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수습 벗어나겠다는 뜻은 아니다”
“국민들에게 엎드려 사죄한다”유홍준(59) 문화재청장이 숭례문 화재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11일까지만 해도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한 후 사퇴하겠다던 유 청장은 기업 후원으로 외유를 다녀왔다는 의혹과 숭례문 사고 관련 비난여론으로 끝내 사표를 냈다.
12일 전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유 청장은 “숭례문 화재로 인해 온 국민을 참담한 심정으로 몬 책임이 당연히 문화재청장에게 있다는 생각에 사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화재발생과 진화과정의 책임소재와 문제점을 향후 정확히 규정해 유사 재앙이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사직한다고 책임과 수습을 벗어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숭례문 복원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오후 2시께 문화재위원회 합동회의를 열어 바람직한 복원방안을 논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시한 석축 복원 문제 역시 협의했다. 일제때 잘린 성벽을 살리고, 원래보다 1.5m 높아진 지표도 재복원할 것이다”
3년반 동안 문화재청을 이끌어온 유 청장은 “숭례문의 1차 책임관리가 중구청에 있는 것을 신속히 고쳐야 할 것”이라며 문화재 보호시스템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화재청은 5대 궁궐과 왕릉 만 관리하고, 나마지는 해당 기초단체가 관리토록 돼있는데 234개 지자체 중 문화재과가 있는 곳은 소수라는 것이다.
유 청장은 “중앙정부의 인허가권이 지방정부로 이양되는 것은 당연한 방향이지만, 지방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중앙정부가 맡아 하는게 옳다. 문화재청 역시 반드시 권역별 지방청을 설치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숭례문을 없앤 불명예는 죽은 후에도 가져갈 것”이라며 “사직 후에도 문화유산의 전도사로 살아가겠다. 다시 한 번 아픔과 슬픔을 드린 죄인으로서 용서를 구하며 물러가겠다”고 자책했다.
그러나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서는 “연휴기간을 이용해 출장을 다녀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UNESCO 문화유산에 조선왕릉을 등재키 위해 면담차 간 곳인데 중대한 문화외교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서 사담임을 전제, “외국의 중요한 행사나 파티에 부인을 대동해 가고 안 가고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모르는 것 같다. 홀아비도 아닌데 그런 행사에 혼자 참석하면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는 것을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숭례문 재건 모금 발언을 두고는 “이 당선인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