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금으로 숭례문 복원하자”
“국민성금으로 숭례문 복원하자”
  • 신아일보
  • 승인 2008.02.12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李 당선인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의미가 있을 듯”
李 당선인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의미가 있을 듯”
신당 “성금 복원, 독재정권서 있을 법한 부끄러운 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화재로 전소된 숭례문 복원과 관련 “우리 국민 모두가 십시일반 모은 국민성금으로 (숭례문을)복원하자”고 12일 제안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정부 예산으로 복원할 수 있지만 국민성금으로 복원하는게 오히려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은 “숭례문이라는 것은 상징적인 문화유산이라 국내외 모든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복원해 국민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당선인은 “복원하는 데 200억원 가까이 든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여러분이(인수위원) 동의해주신다면 그런 제안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당선인은 “마침 오늘 아침에 해외 동포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숭례문 복원에 참여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당선인은 “거대하고 방만하고 해이된 조직을 갖고는 국정을 경쟁력있게 가져갈 수 없다”면서 “조직이 크고 사람이 많아도 남대문에 불이 난 것은 거대하고 방만한 조직을 갖고는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숭례문 화재 당시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간 교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염두에 둔 듯 “서로 책임 문제를 미루고 시스템도 되어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국민 정성으로 복원해 우리 마음을 추스르고 소망을 다시 깨우는 제안이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화답하고 “문화재 관리에 대한 법과 시스템을 선진국에 맞게 준비했는지, 우리 마음가짐은 어땠는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수위는 이 당선인의 뜻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민성금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이명박 당선인의 ‘숭례문 국민성금 복원’ 제안과 관련 “자발적 모금을 강요하는 것은 독재정권에서 있을 법한 낯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관이나 대통령이 강요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도 국가 예산으로 복구 비용을 전담하는데 각 부처의 대처 소홀로 이뤄진 복원 비용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좋은 뜻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국가 예산을 투여하지 않을 목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숭례문 복원은) 국가 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것이고 자발적 성금이 모아진다면 그 용처를 잘 정하면 된다”며 “대통령이 이런 문제까지 왈가왈부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