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의 ‘세계경제’ 우려
다보스 포럼의 ‘세계경제’ 우려
  • 신아일보
  • 승인 2008.01.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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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작은 겨울 휴양도시 다보스에 세계적인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포럼에 참가 한다.
올해도 국가원수 27명, 세계100대 기업의 최고 경영자 74명, 장관 113명 등 사상 최대규모의 인사들이 침석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눈길 끄는 대목은 ‘세계화 전도사의 집결체’로 불리는 이 포럼에서 세계화의 위기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거나 신자유주의 성격수정까지 제안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온 점이다.
미국 발 서브프람임 모기지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따른 불안의 반영으로 풀이하기엔 발언 내용들이 예사롭지 않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류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하락을 막기 위해 긴급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1억 1700만 명의 납세자들에게 세금 화급 등을 통해 총1500억 달러를 돌려준다는 내용이다. 엊그제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가 금리를 0.75%포인트 내린데 이어 나온 이번 경기부양책을 국내총생산의 1%규모로 침체위기에 빠진 경제와 신용경색위기 타개를 위한 미국의 긴박한 움직임을 보여 준다.
핸리 재무장관은 스위스에서 개막한 다보스 포럼 참석까지 취소하며 경기 부양책마련에 주력했다.
미국경제는 서브프람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된 신용 경색을 겪고 있다.
그런 만큼 미국 경제에 이번 부양책의 약발이 먹힐 것인지 관심사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한국 등 세계주요 증시는 이번주 들어 기록적인 동반 하락세를 보여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디커플링(탈동조화) 경향을 무색케 했다.
다보스 포럼에서도 미국 발 경기 침체의 전 세계 확산에 대한 우려가 주요논제로 떠올랐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경제의 장기적 펀더멘털은 건실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미국 경제의 후퇴가 적어도 3분기는 지속 될 것이라고 보았다. 기업 경영인 11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경기 후퇴 우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1위로 올랐다고 한다.
국제 통화기금도 세계경제 성장의 심각한 둔화와 경기후퇴의 위험을 지적했다. 세계증시의 동반 폭락에 대해 장 클로드리셰 유럽 중앙은행 총재는 금융시장에 ‘방화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인식들을 새로운 국제금융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자본가들의 사교장 취급을 받아 온 다보스 포럼의 변화를 보여 준다.
그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그 변화는 비록 미세한 것일망정 의미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