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핵심부품 대부분 수입
휴대폰, 핵심부품 대부분 수입
  • 신아일보
  • 승인 2008.01.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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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전화기 관련업체의 수입의존도 60%로 가장 높아

자동차 관련부품 국산화율 77% 해외의존도 가장 낮아
상의 ‘국내 수출주력제품의 해외의존도’ 조사

휴대전화를 비롯해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 효자품목들의 속은 상당부분 수입 부품으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반도체·승용차·선박·무선전화기(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국내 5대 수출제품 제조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수출주력제품의 해외의존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핵심 부품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45.6%에 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제품별로는 ‘무선전화기’ 관련 기업(60.0%)의 수입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디스플레이’(48.9%), ‘반도체’(48.0%), ‘자동차’(36.8%), ‘선박’(29.4%) 등의 순이었다. 무선전화기 부문에는 휴대전화·카폰 등이 포함되지만, 그 중 휴대전화가 거의 대부분인 99%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그동안 부품소재의 국산화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 부품소재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조립·가공분야 범용부품에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이들 제품은 전체 부품의 3분의 1(34.8%)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별로는 ‘반도체 관련’(44.0%) 및 ‘무선전화 관련’(39.8%) 부품소재 수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자동차 관련’ 부품은 국산화율이 77%로 해외의존도가 가장 낮은 제품으로 꼽혔다.
국내기업들이 부품소재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일본’이었다. 핵심부품 수입기업들의 40.6%는 핵심부품 수입선으로 ‘일본’을 지목했으며, 다음으로 ‘미국’(21.9%), ‘중국’(13.5%) 등을 꼽았다.
이같이 부품소재를 수입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기업의 절반(46.7%)은 ‘국내 생산업체가 없다’고 답해 주력 수출제품의 부품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국산화가 매우 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가격’(20.3%)과 ‘품질’(17.2%) 등을 이유로 해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한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이처럼 부품소재의 국산화 수준이 낮은 이유로 기업들은 ‘원천기술 개발능력 부족’(39.1%), ‘개발보다 수입하는 것이 경제적’(30.3%), ‘해외에서 원천기술 지재권 선점’(21.2%) 등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기술력’, ‘경제성’, ‘지재권’ 등 부품소재 분야 전반에 걸쳐 장애물이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5대 수출제품 제조기업들은 향후 해외의존도 추세변화에 대해서도 불투명한 전망을 내놨다. 부품소재와 생산기술의 수입비중이 향후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더욱 커질 것이다’(37.6%)란 응답과 ‘줄어들 것이다’(35.6%)란 응답이 거의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부정적 전망의 답변이 약간 더 많았다.
부정적 답변을 보인 응답업체들은 ‘중국의 기술력 향상’(45.5%), ‘이미 뒤처진 원천기술 선점경쟁’(27.9%), ‘중장기적 기술투자의 어려움’(13.0%), ‘선진국의 지재권 보호강화 추세’(9.1%)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국내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해외의존도가 지속될 경우 ‘제품가격 상승’(57.7%)이 가장 우려된다고 답했다. 그리고 ‘국내 기술개발역량 저하(38.5%)’와 ‘해외기업에 대한 종속도 심화(35.6%)’ 등을 우려하는 의견도 상당수 나왔다.
이어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과제로 기업들은 ‘기업의 R&D투자 유인·지원 확대’(32.1%), ‘핵심기술인력 양성 및 확보’(25.4%)와 ‘국가주도 R&D투자 증대’(20.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나 생산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중장기적인 기술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이제는 단기성과 중심의 국산화에서 벗어나 핵심소재 개발이나 원천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국산화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