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국민은행에서 HSBC까지
론스타, 국민은행에서 HSBC까지
  • 신아일보
  • 승인 2008.01.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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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레이켄 론스타회장 입국, 외환은행 매각 ‘급물살’타나
존 그레이켄 론스타회장 입국, 외환은행 매각 ‘급물살’타나
李 당선인 “금융허브 건설 위해 금융시장 국제화 시급”강조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이 입국하면서 또다시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레이켄 회장은 지난 11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면서 “합병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금융업계에선 “그레이켄 회장의 입국은 법원 판결을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하고, 외환은행 매각을 마무리짓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론스타, 국민銀~HSBC까지
지난 2006년 론스타와 국민은행간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체결됐을 당시만 해도 외환은행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았다.
하지만 “론스타의 먹튀(차익을 실현해 한국을 탈출하는 것)를 도왔다”는 여론이 일자 감독당국은 결정을 미루게 됐다. 이로 인해 국민은행은 매각대금 6조9000억원 지급을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정부 승인이 난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론스타는 검찰 수사가 계속 지연되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론스타는 고액의 배당금을 받아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으며,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매각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DBS는 싱가포르 국영투자기업인 테마섹의 계열사로, 금융자본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 인수자격이 없다는 정부의 ‘인수자격’ 시비에 물거품이 됐다.
다급해진 론스타는 마지막 카드로 영국계 은행인 HSBC를 선택했다. HSBC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를 주당 1만8045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총 인수대금은 63억1700만달러(약 5조9000억원).
국민은행과의 인수 조건인 주당 1만5200원보다 18.7% 오른 가격이다. HSBC는 내년 1월 말까지 정부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외환은행 인수가 지연될 경우 1억3300만달러를 론스타에 추가 지급키로 약속했다. 국민은행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HSBC는 또 계약조건에 ‘내년 1월 말까지 금융감독위원회에 주식 취득 승인 신청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론스타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수용했다.
그만큼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HSBC의 의지가 강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론스타 역시 세계 2위의 글로벌 뱅크에 대해선 한국 정부도 시비를 걸기 힘들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새정부 출범으로 ‘분위기 반전’
새 정부 역시 외환은행 조기 매각에 관심을 보이면서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금융인과의 간담회에서 “금융허브 건설을 위해선 금융시장의 국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 HSBC 아시아태평양 회장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의 데이비드 엘든 위원장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이익금의 본국 송환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때문에 론스타측에서도 “향후 빠른 진전을 볼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번 그레이켄 회장의 입국 역시 이런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그레이켄 회장의 법정 출두와 검찰 조사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이르면 4월 전에 1심 판결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