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자
다문화사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자
  • 탁 승 호
  • 승인 2013.01.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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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를 나가보면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홍콩 등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피부색, 생김새, 언어, 문화의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고 서로 어울려 사는 것을 보노라면 부러울 때가 많다.

‘We are the world’라는 노래처럼 글로벌화 시대에는 외국인을 이방인이 아닌 소중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더불어 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연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국내체류 외국인수 만도 150만 명 시대에 진입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실제로 명동이나 인사동에 나가보면 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이 관광객인지 국내 체류인 인지 알 수는 없으나 얼마만큼 우리와 소통하고 어울려 사는지 궁금하다.

피부색, 언어장벽, 문화적 차이 때문에 더불어 사는 이웃이 되지 못한 채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TV프로그램 ‘미수다(미녀들의 수다)’를 보면 외국인들이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전통적인 단일민족의식과 유교적 영향이 남아있어 외국인과 쉽게 사귀지 못하고 그들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하는 요인도 있는 것 같다.

더구나 우리보다 외모(피부색)나 경제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생각되는 외국인을 차별하고 업신여기는 경향마저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외국인 노동자나 후진국에서 온 배우자를 박해하거나 그들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필리핀의 이주여성 쟈스민이 출연한 영화 ‘완득이’는 다문화가정의 아픈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심지어 우리와 같은 민족인 새터민(탈북주민)이나 조선족 등 해외동포조차 심한 차별과 홀대를 받고 있는 게 우리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오늘 날 선진국 등 많은 국가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해외우수인력을 유인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화 및 지식정보화의 진전에 따른 국경 없는 무한경쟁시대에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경제활동인구) 감소가 주요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최근 하바드대학 조셉 나이 교수가 ‘이민은 미국의 힘, 특히 경제력을 강화한다’ 제목으로 지난해 12월 25일 New Straits Times에 기고한 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글에서 그는 ‘중국은 결코 미국을 추월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풍부한 국내 노동력으로 중화사상(Sino-centric culture)에 빠져있는 반면에 미국은 전 세계로부터 우수인력을 끌어들여 다양한 문화적 창조성을 계속 생성해 나가기 때문이다.

’라 하였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체류 외국인수는 최근 많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선진국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말레이시아, 싱가폴, 홍콩 등 일부 아시아국가와 비교해도 그렇다.

특히 우리의 GDP 규모(세계 11위)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아울러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청된다.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이라 할까 그런 사고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종래의 지리적, 혈연적 의미의 국적개념보다는 같은 공동체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영주)권자로서의 역할에 비중을 두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가 예전과 달리 속인주의에 입각해 다문화 가정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통합하는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또한 해외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이민정책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공감대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사회를 선진화시키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나아가서는 우리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폐쇄성과 연고주의를 희석하고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때 외국인 축구 감독 히딩크 열풍이 전국을 휩쓴 적이 있다.

히딩크식 경영론, 히딩크 대통령 영입설이 장안의 화제였다.

외국인으로서 지연, 혈연 등 연고주의에 매이지 않고 팀의 구성원에 일체감을 부여해 한국축구를 월드컵 세계 4위로 우뚝 서게 한 그의 탁월한 용병술에 온 국민이 감탄하고 환호했기 때문이었다.

이 글은 선진사회 만들기 길라잡이'선사연'의 홈페이지(www.sunsayeon.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