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화합 보다 치적 자랑하는 동(洞)초도순시
주민화합 보다 치적 자랑하는 동(洞)초도순시
  • 신아일보
  • 승인 2008.01.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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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아닌 통보식 대화는 또 다른 권위주의
대화가 아닌 통보식 대화는 또 다른 권위주의

새해가 되니 각 지자체 마다 단체장들의 지역 초도순시가 줄을 잇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기도 하남시장의 지역 초도 순시는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전국에 이슈를 던졌던 작년 말에 있었던 주민소환제로 떠들썩 했던 것을 뒤로하고 새해를 맞는 감회는 분명 새롭다 하겠다.
그러나 지역 초도순시가 흡사 왕조시대 군주의 행차 같아 씁쓰레함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김황식 하남시장은 하루에 네 지역을 돌며 새해 시정을 놓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선 동사무소가 아닌 다른 장소를 빌려 주민들과 대화를 했는데 참석한 대부분의 주민들이 노인층으로 이뤄져 인위적인 동원을 한 느낌을 주었고 특히 참석자가 노인층이 대부분인데도 비상 의료진 하나 대기 시키지 않아 만일의 사고에 대비를 하지 않는 우를 범하기도 해 노인들로부터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시민들을 향해 일방적으로 시정에 대해 협조를 해달라고 하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민들과 불협화음이 일어났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것을 이해 할 수 있으나 왜 주민들과 불화가 있었는지 망각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의문 스럽다. 자신의 독선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던 사건은 단지 주민소환이 불발로 됐다고 일방적으로 주민을 향해 시책에 동조 하라는 것은 또 다른 불씨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사태의 원인 제공자는 시장 자신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사과조차 없이 면죄부를 받은것 처럼 호도 하는 것은 자신의 독선적 모습을 또 보여 준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또한 대화가 아닌 자신의 치적 홍보와 다름없고 민원 역시 7~8명의 의견을 받아 답하는 무성의도 보이고 있어 문제다. 그리고 가는 지역마다 시장이 화장장 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제기 하는 것은 하남시가 올해 해야 할 일이 화장장 밖에 없다는 것인지 참으로 서글픈 마음도 든다.
화장장 문제가 그리 중요하면 먼저 반대를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한 후 문제를 돌출 하고 시민에게 이를 공표해 의견을 구해야 원칙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김 시장은 소환 불발이 대다수 시민의 의사가 반영 됐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강력 드라이브를 구사하고 있는것은 침묵하는 다수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처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있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또 시장이 가는 곳마다 시에 주재하는 기자들이 수행하는 것은 꼴불견이라 할 수 있다. 왕후장상이 납시듯 수행원과 기자들이 즐비한 것은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대화의 장에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시의원들과 지역 유지들의 좌석을 마련치 않고 일방적 주입식 대화를 하고 있어, 참석했다 돌아 나오는 주민들도 많아 이런 대화의 장이 굳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
시장 순시에 벌떼 같이 따라다니는 기자들 역시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 같은 모습이라 연민의 마음이 든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장에는 코빼기도 볼 수 없던 기자들이 마치 수행원 처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모양새부터 안좋아 보인다.
그동안의 시 집행부와 일부 기자들의 유착을 짐작케 하는 것이어서 역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모습을 보이니 지난번 부시장 조차 기자들 앞에서 후안무치한 행동을 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하남시는 이런 모습보다 반목해 있는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 가장 급선무인데 이에 대한 방안은 고사하고 일방적으로 시책을 반대하는 측을 비난하는 듯한 발언은 문제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하남의 올해 문제는 주민 화합을 통한 지역 발전 모색이다. 그런데 하남의 발전이 화장장 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고 있는 시장의 발언은 하남시를 발전 시키려는 방안이 아닌 오히려 혐오지역을 각인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원칙이지만 반대 의견도 분명히 존중해야 한다. 대화가 아닌 통보식 대화는 결코 또 다른 권위주의를 내 보이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제 하남시가 진정으로 변화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는 공직자들의 자세에 달려있다 하겠다. 자신들의 주군이 주민과 반하는 시책을 들고 나오면 이를 시정시키는 용기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옛날 사관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군주에게 직언을 했다. 그것은 자신들의 일신에 영달이 아닌 백성을 위함에서 나온 것이다.
이를 본받지는 못해도 하남시 공직자들은 주민의 의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해 그들을 위한 정책에 매진해야 한다. 단체장은 선거로 교체를 할 수 있지만 공직자들은 하남 시민의 영원한 공복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