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인사청문회, 자질·도덕성 추궁
이동흡 인사청문회, 자질·도덕성 추궁
  • 양귀호.최우락기자
  • 승인 2013.01.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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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성향·항공권깡·위장전입·공금유용 등 각종 의혹 백화점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1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친일성향 논란, ‘항공권깡’ 의혹, 위장전입, 공금 유용 등 각종 의혹을 놓고 정밀 검증에 나섰다.

이미 이동흡 후보자의 낙마를 예고해온 민주통합당과 진보정의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거센 공세에 나선 반면 새누리당은 해명 기회를 주는 등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야당 측에서는 이 후보자의 공금 유용 의혹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넣고 사용하면서 보험료와 카드값 등이 빠져나가는 등 공적인 자금과 혼재돼 있다”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횡령”이라고 이 후보에게 따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무처에서 영수증 제출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최 의원은 다시 “사무처 지침을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이 후보자의 계좌 조사 결과 6년간 비슷한 날짜에 300만~500만원씩 정체불명의 돈이 입금됐다.

2억7000여만원이 소명되지 않는다”며 “정체불명으로 6년간 고스란히 계좌로 들어온 특정업무경비가 곧바로 예금이 증가한 이유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공금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 역시 “2007년부터 2년간 셋째 딸을 유학 보내면서 생활비를 절약해서 월급을 저축할 수 있느냐”며 “특히 월급이 500만원 미만인 세 명의 미혼 자녀들이 월 250만원을 생활비로 줬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따졌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공무원생활 40년 가까이 해봤지만 조금도 부정한 돈은 받지 않았다.

전 재산은 살고있는 집을 포함해서 15억원”이라며 “제가 갖고 있는 통장 100% 의원들께 다 제출했다.

역사상 청문회에서 자신의 모든 통장내역 다 낸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실제로 같은 날에 입금된 흔적은 없던데”라며 박범계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자 “헌법재판소에서 현찰로 받은 것을 수표로 입금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특정업무경비를 공적용도로 썼다고 했는데 신용카드 대금결제, 개인보험료, 해외송금 등으로 나갔다.

경조사나 개인보험료가 공적 용무냐”고 따졌다.

이날 이 후보자가 2011년 3월 ‘친일재산 환수가 헌법에 부합한다’는 결정에 일부 위헌 의견을 제시한 점을 놓고 친일 성향이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은 후보자의 친일재산환수특별법과 관련, “후보자가 마치 친일성향을 가진, 소위 친일 반국가적 행위를 한 사람들의 재산을 환수해서 국가에 귀속시키는 걸 전면 반대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한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반대의견을 낸 부분은 ‘일정시기(러일전쟁)에 재산을 취득하면 친일대가로 취득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조항으로 전체 친일 행위자에 대한 재산몰수조항을 소급해서 위헌이냐가 큰 쟁점이었다”며 “소급입법금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합헌의견을 냈다”고 답했다.

이어 “대대로 상속받고 친일댓가가 아니라는 건 당사자에게 입증책임이 있다는 게 다수의견이다.

제 의견은 이미 100년 지났는데 사실상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입증이 어려우니까 그에 한해 적용하는 한 위헌이다, 한정위헌의견을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9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개최된 제7차 국제법회의에 참석할 당시 주최 측이 제공한 이코노미좌석을 비즈니스좌석으로 바꾼 뒤 차액 412만4070원을 헌재에 청구하는 이른바 ‘항공권깡’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항공권깡이 사실이면 바로 사퇴하겠다”며 “당시 대륙별 두 나라를 초청했는데 아시아에서 뽑혀서 비즈니스를 타도 되지만 이코노미석을 보내와서 차액만 내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의 잦은 해외 출장도 도마에 올랐다.

서영교 의원은 “재판관으로 있는 동안 부인과 함께 해외에 나간 것이 11번, 본인이 다녀온 게 24번”이라며 “해외출장에 갈 때도 부인을 동반하는 것이 관례냐”고 따졌다.

특히 최재천 의원은 “정치적 편향성, 수많은 도덕적 의혹, 공사도 구분 못하는 문제, 해외 출장 때마다 부인을 동반하고 자녀 유학에 해외 출장을 맞추는 등 수많은 문제가 제기됐다”며 “이 후보자는 ‘생계형 권력주의자’다.

헌재재판관이라는 최고 권력을 개인의 향략을 위해 썼다”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