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장애인’‘가짜 장애인단체’도 있다
‘가짜 장애인’‘가짜 장애인단체’도 있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1.0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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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욱 의성 금성지구대
‘가짜’가 아무리 많은 세상이라곤 하지만 ‘가짜 장애인’이 있는 건 서글픈 노릇이다. 가짜 장애인들이 있으니까 ‘가짜 장애인단체’가 없을리 없다.
이들은 수법이 교묘하다. 예전엔 신문지상에 보도된 선행자나 유명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요즘은 무작위로 전화를 해 “불우 이웃을 돕자”거나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라며 시민들의 온정에 호소한 뒤 장애인과 무관한 저질 물건을 팔고는 비싼 대금을 요구한다.
집에 동생이 장애인이라서 장애인과 관련된 일은 무조건 돕고 하는데, 얼마 전 K장애인협회라는 곳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장애인이 만든 제품을 팔고 있다”고 하면서 물건을 사도록 호소해와 4만원짜리 가루비누 한 세트를 구입했다. 하지만 막상 집으로 배달된 것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었다. K장애인협회에 진위를 알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불통이었다. 가짜 장애인단체들은 거의 이런 방법을 쓰고 잠적해 버린다.
속는 시민들도 허탈하지만 진짜 장애인 생산시설은 더 큰 피해를 본다. 대부분의 장애인 생산품이 한국공업규격(KS마크) 인증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지만 가짜 장애인단체들의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진짜 장애인 생산시설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볼지 안봐도 뻔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어려운 장애인단체들이 더욱 곤란을 겪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장애인 물품 구입 요청 전화가 오면 우선 정식으로 등록한 단체인지, 장애인이 직접 만든 물건을 판매하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하겠지만 그러나 가짜 장애인단체들이 무슨 속임수인들 못쓰겠는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위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가짜 장애인단체들의 불법행위를 막을 제재 장치를 마련하고 장애인 생산품을 정부가 보증하는 ‘장애인 생산품 인증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