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도시브랜드와 국가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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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아일보
  • 승인 2007.12.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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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충 부산지방 국토관리청장
"大選의 열기를 좀 가라앉히고 시간을 잠시 되돌려보자. 도무지 오리무중이던 정국 상황에 三星사태까지 겹쳐 어수선하던 와중에서 프랑스파리로부터 한줄기 낭보가 날아들었었다."

2007년 11월 27일 새벽,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여수를 2012년 엑스포 개최지로 최종결정한 것.
엑스포가 어떤 행사인지, 그리고 얼마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93년 대전엑스포를 통해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엑스포가 회를 거듭할수록 규모나 내용면에서 풍성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차기 엑스포 개최의 의미는 그때와는 또 天壤之差를 보이게 될 것임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전문가들은 여수엑스포를 통해 1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조원의 부가가치창출효과, 그리고 9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여 2002년 월드컵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서남쪽끝자락에 자리 잡은 작은 항구도시 여수를 세계에 각인시키고 역동적인 남해안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 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결정되었고, 비록 아깝게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강원도의 소도시 평창도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두고 러시아의 ‘소치’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내년 10월에는 경남에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도열린다.
람사르협약은 ‘습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해 1971년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채택된 국제환경협약으로서, 세계 154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하여 습지 보전을 위한 공조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한편 자연(환경)유산의 관광자원화 및 생태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 계기를 마련한다는 목표로 준비에 비지땀을 쏟고 있다.
그뿐인가? 경남도는 전세계의 유명합창단이 한 자리에 모여 경합을 벌이는 ‘World Choir Championship’의 2009년대회를 유치했다는 소식이다.
경남도는 대회기간 중 합창경연 외에도 세계 유명합창단의 갈라콘서트와 민속댄스공연, 전문가세미나와 워크숍 등 부대행사도 곁들여 이 행사를 음악엑스포 수준으로 꾸며나갈 계획이라 한다.
이같은 대형 국제행사 이외에도 근래 들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투어 다양한 형태로 도시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얼핏 떠오르는 것만 꼽아보아도 고성 공룡엑스포, 함평 나비축제, 예천 곤충바이오엑스포, 진주 유등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봉평 메밀꽃축제, 하동 토지문학제, 공주·부여 백제문화제, 보령 머드축제, 장성 홍길동축제…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 성격도 다양해서 미니엑스포 형태에서부터 역사·문화유산 계승, 지역특산물 알리기, 문학·예술잔치 등 폭넓은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바야흐로 도시 개성시대요, 지역 경쟁력의 시대다. 각국이 수도를 비롯한 몇몇 대도시를 집중적으로 발전시켜 국가경쟁력을 키우던 시대는 이미 옛날얘기가 되어버렸다.
이번에 여수와 경합했던 모로코의 탕헤르나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던 소치나 잘츠부르크, 또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바르셀로나, 호주의 브리즈번 등이 모두 수도나 거대도시가 아니라는 점만 보더라도 세계는 도시경쟁시대로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와 개방화시대를 맞아 21세기글로벌경쟁의 파고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해답은 자명하다. 개별도시를 기업하기 좋고 살기좋은 터전으로 만들어 자생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전 지역의 잠재역량을 고루 배양하여 국가경쟁력의 총화가 최고조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그 성패는 곧 출범할 차기정부와 국민 모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