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하나 되자”…신당 내분 ‘경계’
鄭 “하나 되자”…신당 내분 ‘경계’
  • 신아일보
  • 승인 2007.12.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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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졌지만 우리는 단합했었고 그것이 소중”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압승에 침통해 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날 밤 패배의 충격으로 망연해 했던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는 20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는 심기일전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고생하셨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애써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며 전날 선거 결과를 화두에 올렸다.
“(이명박 당선자가) ‘좌익 세력 축출하자’고 하니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놀래 가지고…”
한 선대위원이 이명박 당선자의 득표율을 언급하며 지나가는 말처럼 툭 뱉자 또 다른 선대위원이 조간신문을 펼쳐 보이며 지역별 득표율을 설명했다.
정동영 후보는 10시22분에야 도착했다. 그는 선대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격려했다.
뒤늦게 지지선언을 하고 공동선대위원장단에 합류한 강금실 전 법무장관에게는 “장관님. 미안합니다”라고 짤막한 인사를 남겼다.
정 후보는 이날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한 듯 “하나가 돼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단합했듯이 더 단단해지고 더 진실해져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대선 이후 분열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선거는 졌지만 우리는 단합했었고 그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도 우리 손을 잡아 주진 않았지만 우리가 하나가 되서 열심히 했다는 것은 눈여겨 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충일 대표는 “매를 잘 맞으면 보약이 된다. 이번에 국민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을 채찍으로 생각하고 보약으로 잘 받아들이겠다. 비록 실패했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우리 모두 하나가 됐다는 것은 소중한 소득”이라고 자평했다.
오 대표는 “짧은 시기에 통합과 창당, 국민경선, 대통령 선거를 하는 동안 선대위원들, 당직자들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 하고 애썼는데 그렇게 애쓰신 분들의 손 한번 잡아 주지 못했던 게 가슴 아프다”면서 “정동영 후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했지만 후보로서 넘을 수 없는 험준한 고비가 두어개 쯤 있었는데 당 대표로서 크게 힘이 돼 주지 못해서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철 총괄선대위원장은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항우와 유방의 싸움에 대해 ‘일패도지(一敗塗地)’와 ‘전패위공(轉敗爲功)’이라는 두 가지 해석을 내렸다. (선자는) ‘한번 패해서 완전히 끝났다’는 것이고 (후자는) ‘패배를 교훈 삼아서 다음에 성공으로 이끌자’는 뜻”이라며 “우리들의 싸움이 ‘일패도지’가 될 순 없다. ‘전패위공’이 돼야 한다. 와신상담하자”고 독려했다.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전력을 다한 정동영 후보에게 여러분과 함께 위로의 말씀을 보낸다. 국민이 준엄하게 우리를 질책한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지만 다시 일어나서 국민과 함께 앞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은 “실망도 크고 좌절감도 많지만 국민의 뜻, 국민의 선택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결코 국민을 원망하지 않겠다. 국민 여러분도 그동안 우리가 충분히 국민을 섬기지 못해서 우리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할 테니 사랑을 주고 보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들이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희망했던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지고 말았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민주개혁을 했지만 국민들은 그 이상을 바랬던 것 같다. 국민들은 민주화를 넘어서 이제 선진국으로 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