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통령 선거의 날”
“오늘은 대통령 선거의 날”
  • 신아일보
  • 승인 2007.12.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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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빠짐없이 투표 참여”담화문 발표
역대 대선 중 최저 투표율 기록할 우려도

2007 대선이 역대 대통령 선거 중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중앙선관위가 지난 9일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 때 반드시 투표에 참가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67%로 16대 대선 같은 조사에 비해 13%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각 선거 캠프에서는 투표율이 60%대도 못 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18일 일부신문 여론조사에서는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응답자의 79.3%로 나타나 막판에 다시 적극 투표층이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이는 ‘BBK 동영상’이라는 막판 변수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다시 결집한 결과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공교롭게도 투표 이틀전인 지난 17일이 종부세 납부 마감일이었다는 점에서 중산층의 노 정권에 대한 반감이 ‘꼭 투표해서 범여 세력을 응징하겠다’는 의지로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투표율이 소폭 올라갈 가능성은 있지만 원래 예상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적극 투표층이 늘어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17대 대선에 등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정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역대 대선마다 각 후보간의 정책대결이 아닌 비방과 흑색선전의 난무로 유권자들에게 불신감을 안겨준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다른 대선과 달리 유권자들로 하여금 대선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리게 한 몇가지 요인이 더 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모든 유력 후보들이 이 후보의 BBK 연루설 주장에 합심해서(?)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범여권 후보들은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야 하는 단일화에 실패했고 범여권 지지층은 큰 실망과 불신을 맛봐야 했다.
이 때문에 범여권 지지층은 이전 대선처럼 특정 후보에 대한 쏠림 현상은 사라졌지만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자 투표 참여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 저하의 주범이라고 지목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가 지속돼 ‘해보나 마나’라는 인식을 심어줘 대선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
이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투표할까 말까 고민하는 상당수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가는 발길을 돌리게 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또 이명박 후보는 높은 지지율을 받으면서도 경선 기간과 공식유세 기간 내내 ‘BBK’라는 이 세글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보수 지지층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줬다.
이로인해 이회창 후보의 출마가 이어졌고 결국 보수층도 분열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투표율을 떨어뜨린 큰 요인 중 하나다.
세번째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설은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판명됐다.
BBK 사건은 금융관련 사건으로 금융지식이 풍부한 유권자 이외 평범한 유권자들은 사건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BBK는 유권자들에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지겹다’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결국 대선 무관심이라는 부산물을 낳았다.
게다가 대선을 코앞에 둔 16일 이른바 ‘이명박 BBK 설립 발언 관련 동영상’이라는 변수까지 등장했다. 유권자들은 짜증스럽다는 표정이었다. 대선이고 뭐고 다 싫다는 반응이 나올만한 상황이 됐다.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둔 18일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투표에 참여해달라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대선투표일을 앞두고 이같은 담화문 발표는 의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번 담화가 어느해보다 국민의 대선투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투표율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데 기여를 할지 주목된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