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원유, 서해 해류 타고 ‘대재앙’되나
유출 원유, 서해 해류 타고 ‘대재앙’되나
  • 신아일보
  • 승인 2007.12.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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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기 교수팀 “해류 타고 아래쪽 영향 줄 것” 주장
충남 태안반도에서 사상 최악의 유조선 원유 유출사건이 발생, 필사의 방제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유출된 원유는 장기적으로 서해안 연안 해류를 타고 태안반도 아래쪽 해안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해양환경전공 조양기 교수(44) 등 연구진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 동안 한반도 주변 해류모델을 계산한 결과, 사고가 발생한 태안반도를 흐르는 서해안 해류는 겨울철에는 북서풍, 여름철에는 남동풍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겨울철 북서풍(유속)이 월등하게 강하다.
겨울철 서해안 해류는 11월부터 2월까지 4개월 동안 부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남쪽으로 내려오고 최고 유속은 10cm/s에 달한다.
반면 여름철 서해안 해류는 6월부터 3~4개월 동안 남동풍의 영향으로 받아 북쪽으로 올라가지만 최고 유속은 5cm/s에 불과하다.
가을철 서해안 해류는 북서풍의 영향, 봄철 서해안 해류는 남동풍의 영향을 각각 더 많이 받는다.
또 조류는 최고 유속은 50cm/s에 달하고 있지만 평균 6km반경 내에서 남북방향으로 왕복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원유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서해안 연안 해류의 유속과 흐름을 감안할 경우 태안반도에서 유출된 원유는 남쪽으로 더 많이 확장되거나 내려올 수밖에 없다.
서해안 연안 해류의 특성 등을 감안하면 바다 바닥에 깔린 원유 덩어리는 장기적으로 태안반도 아래쪽 해안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바다 표층에 떠 있는 원유는 바람(북서풍)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지만 바닥에 깔린 원유 덩어리는 해류를 타고 천천히 남쪽으로 내려올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외해에 남아있는 원유량과 바닥에 깔린 원유량 등의 변수로 인해 그 피해 정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태안반도에서 유출된 기름띠는 충남 안면도 북방 20km여 지점까지 확산됐고 전남 영광군 안마도까지 150km 가량 떨어져 있다.
공식 집계됨 피해면적은 굴·전복 양식장 3700여ha와 15개 해수욕장의 백사장 17km에 달하고 있지만 바다 바닥의 원유덩어리에 대해서는 조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남도는 어업지도선 3척을 영광 안마도 주변에 배치해 표층 기름띠만 관찰하고 어민들에게 세심한 관찰을 당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바다 표층에 남아있는 기름띠를 펜스·유화제 등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다 바닥에 남아 이동하는 원유 덩어리에 대한 분석 등이 필수적인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