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다시 부르는 ‘가고파’
=독자칼럼=다시 부르는 ‘가고파’
  • 신아일보
  • 승인 2007.12.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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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충 부산국토관리청장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노산 이은상 선생의 글에 곡을 붙인 ‘가고파’를 두 눈 지그시 감고 듣고 있노라면 잔잔한 마산 앞바다의 정경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너나없이 곤궁한 삶을 힘겹게 이어가던 시절, ‘목포의 눈물’이 대중들을 위로해주던 국민가요였다면,‘가고파’는 비단 마산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로 하여금 두고 온 고향을 아름답게 추억하게 만들어주었던 국민가곡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명곡을 들을 기회가 드물어졌다. 세대가 바뀌고 정서가 달라진 탓도 있겠지만, 어쩐지 ‘가고파’의 고장인 馬山의 쇠락과도무관하지 않은 듯한 생각이 들어, 이곳에서 뛰놀며 자란 나로서는 못내 가슴이 아리다.
19세기말 개항 이래 국내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이름을 날렸고, 70년대 초 수출자유지역과 창원기계공업기지가 차례로 들어서면서 근대화를 견인한 공업도시로서 성가를 높였던 곳.
오랫동안 晉州와 선의의 라이벌을 이루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경남의 발전을 이끌었던 전통 깊은 古都. 하지만 수출산업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데다가 83년에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이전하면서 도시는 발전동력을 잃고 침체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도시가 전반적으로 활력을 상실함에 따라 인구도 점점 줄어들어 이젠 40만도 위태위태한 지경인 모양이다.
최근 이 같은 상황을 단숨에 타개할 수 있는 낭보가 전해졌다.
전국의 각 지자체가 치열하게 유치경합을 벌였던 로봇랜드 사업자 선정이 일단락되어 마산이 인천과 함께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것.
로봇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나노, 바이오분야 등과 함께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전략산업 일 뿐 아니라 다양한 응용소프트웨어와 서비스콘텐츠 등 연관 산업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최종사업자로 선정되어 계획대로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면 3조원 가까운 생산 및 소득효과를 거둘 수 있고, 직접적인 고용창출효과도 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니 말 그대로 마산시부활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그렇찮아도 마산시는 근래들어 外港쪽 개발에 힘을 쏟으면서 再起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컨테이너항을 조성하기 위한 가포만 매립공사가 한창이고, 수정만 일원에 조선기자재단지를 유치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
마산만을 가로질러 마산과 창원을 잇게 되는 馬昌大橋도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내년 6월쯤에 이 다리가 완공되면 지역 교통소통에 기여함은 물론, 관광명소로도 각광받지 않을까 기대된다.
고성과 진주방면에서 마산·창원으로 통하는 길목이 되는 진동 부근의 고질적인 정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국도 14호선과 국도79호선 확장, 그리고 진동우회도로 개설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지역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2010년에 이들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마산-진해-창원권의 물류소통이 한결 원활해지게 됨은 물론이고, 고성-통영과의 접근성이 개선되어 장차 마산 로봇랜드-고성 공룡나라(당항포, 상족암)-한려수도를 연결하는 광역 관광벨트 조성도 가능해지게 될 전망이다.
불의에 항거하며 분연히 떨쳐 일어섰던 3.15의거의 고장.
그 기백과 열정으로 다시 뛴다면 마산이 오랜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면모를 일신하게 될 제반 여건이 갖추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고파’의 산실인 마산만이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공해로 오염되었던 모습을 말끔히 씻어내고 첨단산업과 물류, 관광을 아우르는 터전으로 탈바꿈하여 신 해양시대를 힘차게 열어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