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공업社, 주택시장선 ‘쓴맛’
조선·중공업社, 주택시장선 ‘쓴맛’
  • 신아일보
  • 승인 2007.12.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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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한파’를 맞으며 초라한 성적 남겨
잘나가는 조선중공업 업체들이 주택시장에선 잇따라 분양참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사업다각화차원에서 아파트 분양사업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분양 한파'를 맞으며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있는 것.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STX 칸'이란 브랜드로 주택사업에 첫 진출한 STX건설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일반분양 총 299가구 중 81명만이 신청했다. 전체 분양 물량은 60%가 넘게 미분양이 발생한 셈이다.
국민주택규모인 166가구를 모집한 111㎡(33평)에만 79명이 몰렸을 뿐 82가구를 모집한 139㎡(42평)에는 2건만 신청됐을 뿐이다. 나머지 156.9㎡(48평, 27가구) 161㎡(49평, 16가구) 209㎡(63평, 6가구) 244㎡(74평, 2가구) 등 대형 아파트에는 3순위까지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초 한진중공업이 울산 신정동에서 분양했던 해모로 파크뷰 주상복합(154가구)이 3순위 청약까지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아 청약률 ‘0'의 오명을 안았다.
최근 아파트 분양사업을 재개한 삼성중공업은 포항 영덕에서는 웃고, 군산 수송공원에서는 울었다.
일반분양 860가구 중대형으로 이뤄진 ‘영덕 쉐르빌'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6개 분양타입 가운데 212㎡(64평)만이 미달됐을 뿐 나머지 5개 타입은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특히 펜트하우스인 276㎡(84평)은 4가구 모집에 21건이 접수돼 5.2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일반분양 609가구를 모집 중인 군산 ‘수송공원 쉐르빌'은 7일 현재 2순위 접수결과 청약률 ‘0'를 나타냈다. 3순위 접수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대거 미달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조선중공업 업체의 잇따른 분양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지방 부동산경기 침체의 골이 워낙 깊은데 있다. 주택전문 중견업체 뿐만 아니라 대형건설사마저도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는데서 주택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조선중공업 업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또 다른 이유를 들고 있다. 일단 고분양가 논란이다.
‘범어동 STX 칸'의 경우 중대형이 1200만원대에 분양되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나마 1060만원선에 분양된 111㎡만이 그나마 선전했다. 울산과 군산 역시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분양된 결과라는 것이다.
수익성 위주의 중대형으로만 구성한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힌 격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형 수요층이 얇은 지방에서 밀어내기식 공급을 쫓아 미분양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STX건설관계자는 “대구 수성구의 경우 최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지만 대출규제는 여전해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