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小雪)
소설(小雪)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2.11.22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설(小雪)이 지나면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닥쳐 온다.

이때부터 살얼음이 얼기 시작해서 점차 겨울 기분이 든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따뜻한 햇볕이 간간이 내리쬐어‘작은봄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른다.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로 입동(立冬) 후 15일,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전 약 15일에 든다.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한다.

소설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드는데“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로 날씨가 급강하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또“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옛부터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르며 시래기를 엮거나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는 등 대대적인 월동 준비에 들어간다.

소설과 함께 입동 절기가 들어 있는 시월은 ‘좋은 달’, ‘으뜸 달’로 칭하는 상달이라고 칭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음력 10월을 1년 중 가장 좋은 달로 삼아 이때 집안의 안녕을 위하여 가신(家神)들에게 올리는 의례를 행했다.

이를 ‘상달 고사’라고 한다.

음력 시월은 또 농사일이 끝나는 달로 추수를 끝내고 아무 걱정이 없이 놀 수 있는 달이라 해서‘공달’이라고도 했다.

지금은 시골에 가지 않는 이상 찾아보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소설 무렵이 되면 메주를 쑤었다.

잘 익은 콩을 이렇게 만들어진 메주는 된장과 고추장의 재료가 된다.

수확이 없는 겨울을 대비한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강추위가 몰려올 것이라는 기상예보도 있었다.

선조들이 소설 무렵에 준비했던 것처럼 조금만 부지런해진다면 혹독한 추위도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