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시킨 이산가족 상봉
실망시킨 이산가족 상봉
  • 신아일보
  • 승인 2007.12.0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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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9차 남북 적십자회담이 별다른 성과가 없이 끝났다.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대면 상봉을 연간 4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연간 200~300명 정도가 상봉하는 것에 비해 소폭 들어난 수준이다.
남북 정상은 ‘금강산면회소가 완공되는 데 따라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흩어진 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남북 적십자 대표는 연간 경우 100명 늘어서 400명으로 그쳤을 정도로 결과는 빈약했다.
우리는 당초 이번에 상봉의 ‘획기적 확대’를 기대했다. 정상회담과 총리회담에서 그런 취지를 거듭 합의한 연장선상에서 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회담이 열리자 북측이 ‘행정력 부족’이란 이유를 대며 소극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로 인해 겨우 연간 400명대면 상봉에 분기별 40가족씩 화상 상봉을 실시하는 실망스러운 합의에 그쳤다.
남측은 고령의 이산가족이 해마다 4000~5000 명씩 사망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설명하며 매달 상봉을 실시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냉담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합의를 실천한 의지가 있다면 북측 대표단이 그렇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이산 가족상봉 신청자는 12만6209명이고 상당수가 70세 이상 고령자다. 이산가족의 아픈 가슴을 헤아린다면 연간 이산가족 상봉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남북 정상의 실천의지가 중요한데도 두 정상이 이를 외면한 꼴이 되고 말았다.
며칠 전에 방남 했던 북한의 대남정책총책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경제공동위와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추진위 운영에 대해서 큰 틀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북경협 활성화와 병행해 이산가족 교류도 진전돼야 한다. 북측은 인도적 문제에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남측의 대북지원 여론도 고조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는 7일 금강산 면회소 사무소 준공식이 열린다지만 과시용 행사보다 이산 가족상시 상봉의장으로 활용한다는 본래 취지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
이산가족의 한을 생각한다면 금강산 회담에서 북측에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어야 한다.
국군포로 및 납북자와 가족상봉 및 귀환문제도 북의 반대로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기에 더욱 아쉽다.
면회소 준공 후 제10차 적십자회담에서는 북측이 더 큰 성의를 보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