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어로 수역, 이견 못좁혀
남북 공동어로 수역, 이견 못좁혀
  • 신아일보
  • 승인 2007.12.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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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 부장 일행이 29일 육로로 서울에 왔다.
북한 통일전선 부장의 서울 방문은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9월 김용순 당시 부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3일 동안 거제, 울산, 포항 등지의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대통령까지 만났다. 대선을 코앞에 둔 미묘한 시기에 비상한 일이다.
김부장이 내려온 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서울에 왔다.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이번 주 한국을 다녀갔다. 힐 차관보는 다음달 초 북한도 방문 한다. 김 부장은 강주석 외무성 제1부상과 더불어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다투는 인물이다.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측의 유일한 배석자였다. 정부는 그의 방한이 경제협력 등 정상회담성과 이행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무부서인 내각을 제쳐두고 대남정략 부서의 책임자가 나선 것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족하다. 구구한 억측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북풍을 불러 대선 정국을 좌우하려는 다는 한나라당의 의심에도 일리가 있다. 시중에는 대선 투표일 직전에 김영남 북한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서울에 올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그의 방문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일도 아닌 것 같다. 남북의 주요 당국자들의 빈번한 왕래는 남북합의사항 이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주요회담의 정례화에도 도움이 된다. 국방장관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합의다. 이로써 남북 경제협력사업에서 장애물로 작용해왔던 군사적 보장 문제가 해결의 길로 들어섰다. 당장 개성공단 문산 화물철도 운행은 물론 고속도로 및 경의선 철도개보수 공사의 걸림돌이 치워졌으며 경협사업 활성화에 중요한 전기가 마련 된 것이다.
지난해 경의선 시범 철도 운행이 북한 군부의 반대로 한동안 지연된 사실을 돌이켜 보면 이번 합의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밖에 다음 국방장관 회담에 합의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였던 공동 어로구역 설정에 대해 남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장성급 회담으로 넘긴 것은 매우 아쉽다.
남측은 서해북방한계선(NLL)을 기준으로 시범 공동 어로 구역 1개소를 설정 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NLL남측지역 설정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NLL문제에 대한 북한 군부의 완고한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확인 시켜준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입장은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추진은 물론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에 있어 상당한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남북이 할일은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으로 한 차원 발전시켜 유리한 환경을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