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담배 없는 세상’첫발 내딛다
서울시‘담배 없는 세상’첫발 내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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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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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가입한 이후 꾸준히 금연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흡연율이 높은데다 흡연관련 질병에 지출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국의 남성 흡연율은 46.3%로 그리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청소년의 흡연율도 12.1%로 심각한 수준이다.

흡연으로 국내에서는 연간 2만 명의 폐암환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1만5천 명이 사망한다.

흡연관련 질환으로 지출되는 건강보험재정도 연간 5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담배 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을 만도 하다.

오는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FCTC 제5차 당사국 총회는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한국이 유치한 대회이다.

흡연을 공동으로 규제하기 위해 창립된 FCTC 총회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에 대해 흡연율을 낮출 것과 이를 위해 담배 값 인상을 권고한 점이다.

세계은행은 담배 값을 10% 올리면 소비는 최고 8%까지 감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인상 후 성인남성 흡연율이 51%에서 29%로 떨어진 영국이 좋은 예이다.

물가 상승과 서민부담 증가라는 논리에 밀려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얼마 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가격인상을 시도하다 실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인상만큼 금연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은 없다.

가격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데도 서민 부담을 이유로 언제까지 값을 묶어둘 수는 없다.

가격을 올려 거두는 세금을 흡연 관련 질병치료에 사용한다면 국민건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울시가 내년 식당 가로변 버스정류장 등 5천7백여 곳을 금연구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불법 담배광고에 대한 단속을 시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2020년까지 설정한 흡연율은 29%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흡연억제 방안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담배를 끊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흡연은 건강과 직결되는 가장 위험한 기호식품이라는 인식이 없다면 자신을 치명적인 질병의 위험 속에 방치하는 것이다.

FCTC 총회를 계기로 금연운동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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