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선택이 힘든’ 대선구도
‘후보선택이 힘든’ 대선구도
  • 신아일보
  • 승인 2007.11.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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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등이 첫날 등록을 마쳤고 어제는 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등을 포함해서 17명 가량이 등록을 마칠 것으로 본다.
이번 대선은 1987년 이후 ‘민주화 20년’의 성과와 문제점을 바탕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성과와 문제점을 바탕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한 단계 진화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새로운 리더십을 바라는 유권자의 열망도 매우 크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정신에도 불구하고 대선의 양산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후보가 선거에 나선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유권자들로서는 정당도 대부분 낯설고 정책에 대한 차별성도 찾기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2007년 대선과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연설문을 통해 이번 대선의 ‘투표자 들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곤란하고 고통스러운 최악의 대선’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의 연설대로 정당 민주주의가 땅에 떨어져 선거가 오로지 정권 획득을 위한 무 규범적 게임이 돼 버렸기 때문인지 모른다.
외견상 이번 대선의 화두는 ‘경제’로 돼 있으나 정작 경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진지한 논쟁과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97년 ‘DJ비자금 수사’와 2002년 ‘병풍수사’처럼 이번 대선에서도 검찰의 ‘BBK주가 조작 의혹수사’가 막판개선 판도에 중대변수로 등장 한 상태다.
투표일이 거의 임박해서야 후보 간 합종연횡도 이뤄질 가능성도 보인다.
이런 식으로 대선 구도가 혼란스럽고 불투명해진 것은 우선 한나라 당에서 후보 검증에 대한 도덕성 문제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채 선거에 임했기 때문이다.
‘부패보다 무능이 나쁘다’는 주술을 과신한 나머지 진정한 민심의 실체를 간과했다.
범여권은 대선 유·불리만 따지며 탈당, 합당 등의 선거 공학에 급급했고 진보진영도 시대변화에 부응한 비전을 제시 해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나라 민주주의의 장래 결정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유권자 스스로 누가 5년간 국가운영을 맡겨도 될 만큼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후보인지 냉철하게 분석 검증해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검찰도 엄정한 수사로 의혹사건의 진실을 밝혀 유권자들이 이성적 판단의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