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부품 원전, 이대로 두고 볼것인가
짝퉁부품 원전, 이대로 두고 볼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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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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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가적 재앙을 부를 수 있는 원자력 발전소에 위조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영광원전 5, 6호기에 대한 긴급 가동 중단조치를 취해야 했다.

사태의 핵심은 지난 10년 간 외국기관이 발급한 위조된 품질보증서를 믿고 부품을 납품 받고도 점검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가짜 부품을 교체한 것이다.

특히 부품의 대부분은 높은 안전 등급을 요구하는 원전 설비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중요한 국가기간시설에 ‘짝퉁’ 제품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지식경제부는 이번 사태가 최근 발생한 원전 고장과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

7천개가 넘는 가짜 부품은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납품되어 전국 23기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수시로 교체되는 부품이다.

한수원은 모든 원전의 가동, 정비, 관리를 맡는 곳인데도 납품된 부품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채 공급한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한수원은 자체에서 지정한 품질검증기관이 발급한 인증서를 통해 부품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제품을 구매하면서도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검증여부를 최종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한수원이 고의로 확인하지 않았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

한수원에 대해 관리책임을 지는 정부는 국가적 재앙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짝퉁’을 사용했는데도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부품관리에서부터 가동에 이르기까지 원전관리에 총체적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고장으로 현재 가동이 중단된 월성1호기의 안전문제가 제기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올 들어 발생한 9차례의 원전가동 중단 회수가 지난해의 2배에 이른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올 들어 전체 원전 가동중단 일수는 58일로 1기당 2.5일 꼴이다.

정부는 2개의 영광원전 이외에 모든 원전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 부품과 원자로의 안전관계를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품질검증 시스템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월동기를 앞두고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이다.

정부는 당장 2백만 kw의 전력생산 공백이 발생한 점을 감안해 원활한 전력수급 계획도 다시 세워야 한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신속한 수사로 부품구매를 둘러싸고 비리가 있었는지, 원자로의 안전수칙은 제대로 지켜졌는지 사실관계를 밝혀 혐의가 드러나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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