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가 케이블TV처럼 광고
지상파TV가 케이블TV처럼 광고
  • 신아일보
  • 승인 2007.11.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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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미디어는 광고에 의존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미디어 플랫폼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경기 불황을 들지 않아도 광고파이는 그렇게 커지지 않는다. 죽기 살기의 쟁탈전은 불가피하다. 중간 광고 확대는 승패를 지상파방송 한쪽으로 몰아간다는 편파판정의 혐의를 벗기 어렵다.
방송위원회가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의 중간 광고를 허용하기 위한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최근 열리는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허용 범위 확대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는 중간광고가 전체언론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는 건너뛰고 허용 시간대와 프로그램 장르, 30초~1분에 몇 건을 넣을지 같은 세부방안만 논의 한다.
방송위는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중간 광고가 도입 되면 지상파 방송의 광고 수입이 연간 최대 4593억원 증가하고 인쇄매체 광고는 1484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한국신문협회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 수입이 1조 3000억원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송사들의 광고 싹쓸이는 언론과 매체의 다양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군소 종이 신문을 지원해 메이저신문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려던 정부가 이제는 아예 전체 종이 신문 죽이기 전략으로 전환한 듯 하다.
방송사들은 2004년 이후 매년 300억~400억 원씩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 한다. 그런데도 방송위는 시청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KBS 수신료를 60%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방송위는 시청자들의 사회문화적 정서도 고려하지 않고 방송사의 배를 불려 주기에 바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광고 볼모인 시청자에 대한 무시다. 광고는 시청자의 즐거움에 찬물을 끼얹는다. 감내할 정도를 넘어서는 광고는 시청자를 우습게 보기에 가능하다. 중간 광고는 분명 그 선은 벗어났다. 돈의 논리가 모든 것에 앞서는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공영 방송에 대해서는 중간 광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마다 대상자의 70~90%가 중간 광고에 반대한다. 정권 말기에다 국민의 눈이 대선에 쏠려 있는 사이에 방송위는 시청자들이 싫어하는 중간 광고를 후닥닥 처리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친여 인사가 다수를 차지한 방송위와 정권이 선거를 앞두고 밀어낼 듯이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선 후보들이 방송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때이기도 하다.
기회는 지금이라고 마음먹은 것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