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복으로 흥하고, 화로 망한다
국가는 복으로 흥하고, 화로 망한다
  • 황미숙
  • 승인 2012.10.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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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고구려 28대 보장왕(寶藏王)
고구려의 드넓은 땅이 아직도 우리 땅이라면, 만주 벌판이 우리 것이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대한의 아들딸들이 그 어느 때보다 서로 아웅다웅하는 것은 아마도 고구려의 옛 땅을 달려보지 못한 까닭이 아닐까 싶다.

한반도 끝자락에 갇혀진 웅혼한 기상은 언제쯤이나 펼쳐질 수 있는가. 보장왕(寶藏王, ?∼682년(고려 신문왕 2), 재위 642∼668년)의 이름은 보장(寶藏)이다.

고구려의 왕명은 대부분 시호이나 보장(寶藏)은 나라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시호도 없다.

보장왕은 영류왕의 동생인 태양왕(太陽王)의 아들이다.

정변을 일으켜 영류왕을 죽이고 권력을 장악한 연개소문(淵蓋蘇文)에 의하여 왕으로 옹립되었기 때문에 비록 왕위에 있었지만 연개소문의 그늘에 가려 왕으로서의 실권을 가지지는 못했다.

보장왕 재위 기간 중 국내적으로는 천재지변이 잦았고, 국제관계는 당 태종의 팽창정책으로 말미암아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

또 신라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적대관계를 계속하여 자주 신라를 공격했으며, 백제와의 관계를 긴밀히 하고 바다 건너 왜(倭)와의 관계를 재개하자 신라는 고립되었다.

이에 신라는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욱 당나라와 연합하기에 이르렀다.

645년 7월, 당 태종은 연개소문의 영류왕 시해를 성토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고구려의 요동성을 공격 하였다.

“요동은 본래 중국의 땅인데, 수나라가 네 번 군사를 출동시켰으나 찾지 못했다.

내가 지금 동쪽을 정벌하려는 것은 중국을 위하여 원수를 갚고 수치스러움을 씻으려 함이다.

지금 천하가 평정되었는데. 오직 고구려만이 평정되지 않았다.

내가 늙기 전에 이 일을 이루리라.” 드디어 당나라군은 안시성(安市城)을 공격하게 되었다.

그러나 안시성 성주(城主) 양만춘(楊萬春)과 사람들이 굳게 지키니, 성을 함락시킬 수 없었다.

당나라군은 성 앞에 밤낮 60일간 토산을 쌓았다.

토성이 성벽보다 높아지자, 이 때 갑자기 토성이 무너지면서 성벽 한 쪽을 덮쳤다.

그러자 고구려군 수백 명이 무너진 성벽을 넘어 토산을 점령하였다.

당 태종이 노하여 3일간 치열하게 공격했지만 이기지 못했다.

요동 지방은 추위가 빨라 어느 새 풀이 마르고 물이 얼어 병마가 오래 머물 수 없었다.

그리고 당 태종은 날아온 화살에 한쪽 눈을 잃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후 당 태종은 고구려를 치게 하였지만, 한두 개의 성만 빼앗았다 잃었다 했을 뿐 고구려를 굴복시킬 수가 없었다.

이후로도 고구려는 당나라의 침략이 잦았고, 연개소문이 죽자 666년 연개소문의 아들들인 남생(南生) 형제간의 내분이 일어나는 등 고구려 지배층내의 분열과 동요가 일어났다.

끊임없이 당나라와 신라의 군대를 맞아 고구려는 패배를 거듭했고 마침내 668년 9월에는 평양성마저 함락 당함으로써 멸망하고 말았다.

고구려 멸망 후 보장왕은 당나라로 잡혀갔다.

그러나 고구려유민과 신라의 치열한 반당운동으로 말미암아 잡혀간 많은 고구려인들을 데리고 요동으로 돌아왔다.

이것은 당나라가 한반도 포기에 따른 요동지역의 동요를 막기 위해 취한 조처였으나, 요동으로 돌아온 보장왕은 오히려 고구려유민을 규합하고 말갈과 내통하여 고구려부흥을 도모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발각되어 681년 공주(邛州: 四川省 邛峽)로 유배되고 말았으며, 682년경 사망하였다.

보장왕은 죽은 뒤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으로 운구 되어, 위위경(衛尉卿)으로 추증되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말하기를 “국가는 복으로 흥하고, 화로 망한다.

나라가 흥하려면, 군주가 자기 몸에 난 상처를 보듯이 백성을 보살펴야 하니, 이것이 복이다.

나라가 망하려면 백성을 흙먼지 같이 여기니 이것이 화이다(國之興也 以福其亡也 以禍國之興也 視民如傷 是其福也 其亡也 以民爲土芥 是其禍也)”라고 하였다.

백성은 바람이 부는 대로 눕는다.

어쩌겠는가 하루살이 목숨인 것을. 인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으리라. 그러나 천하를 잃는 자는 또한 누구인가. 요즈음 한창 민심을 살피고, 민생을 위한다고 너도 나도 목청을 돋운다.

경제 민주화 한단다.

서민을 잘 살게 해 준단다.

그것이 어떤 모양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발 그렇게만 해주면 좋겠다.

그러나 신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인 ‘망각’은 참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그 추운 날 단상에 서서 선언하는 순간부터 민심도[민생도];서민도 신의 선물 속에 녹아버린 듯하다.

어쩌겠는가. 기억나지 않는다는데. 그러니 또 다시 애기장수라도 기다려야 할까보다.

그리고 저 만주벌판으로 달려가기를 기다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