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열풍이 빚은 김포외고 시험지 유출
특목고 열풍이 빚은 김포외고 시험지 유출
  • 신아일보
  • 승인 2007.11.1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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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특목고 진학이 명문고 입학과 출세의 보증수표로 인식되면서 김포 외고 사태는 단순히 입시 학원과 학교 교사의 공모 사건이 아니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특목고 진학률을 높이려는 학원과 이에 편승해 한몫보려는 학교 교사, 어떻게 해서라도 특목고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 허술하게 입시를 관리한 교육 당국이 만든 합작품이다.
유출 문제는 전체 80문항 중 38문항을 건넸다는 것이다. 수강생 120명에게 배포됐으며 학원 출신 154명중 47명이 합격했다. 김포 외고의 경쟁률이 13대1인 점을 고려할 때 무려 4배 이상 높은 합격률이다.
문제유출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문항 1개가 합격, 불합격을 가르는 상황에서 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 시험문제는 경기도 소재 9개 외국어고가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했다고 한다. 따라서 김포 외고의 입시문제는 나머지 8개 외국어고의 문제와 일부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입시 생명인 공정성을 크게 훼손 됐고 파문이 확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돈에 눈 먼 교사와 합격률을 높이려는 학원의 합작 비리가 결국 학생들만 피해보게 한 꼴이다. 이런 교육현상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무얼 보고 배울지 두렵기만 하다.
특목고 입학을 대학입학의 전초전으로 여기는 교육 풍토가 이 사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경기도 9개이고 입시만 해도 1만 3370명이 응시해서 1560명이 합격 했다. 평균 경쟁률이 8대1은 넘는다.
우수학생 상당수가 특목고에 목을 메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일개 임시교사가 이렇듯 손쉽게 문제를 빼내 학생들의 장례를 좌우한다면 큰일 아닌가.
김포 외고 입시문제유출사건을 계기로 교육당국은 물론 학교, 학원, 학부모 모두 특목고 입시 과열 현상에서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 다시는 입시문제 유출과 같은 범죄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 자를 엄중 문책하는 한편 조사 대상은 김포 외고 뿐만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다른 학교들에까지 확대해야 한다.
다음달 7일로 예정된 서울지역 외고 입시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당국은 공동출제 및 문제지 인쇄와 배포과정에서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보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경기도 교육당국과 경찰은 문제유출이 다른 외고에서는 없는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재시험을 고려해야 하면 확실한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