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열의 칼럼]후보 검증과 도덕성
[오세열의 칼럼]후보 검증과 도덕성
  • 신아일보
  • 승인 2007.11.1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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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열

"부패는 부도덕의 지표일 뿐 아니라 무능력의 지표이며 비효율 그 자체이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음악을 찾아듣지는 않아도 들리는 것이라면 모두 잡식성으로 즐기는 자도 베를린 필하모니의 명 지휘자 카라얀의 베토벤 교향곡을 곧 잘 친숙해진다 온갖 악기를 다루는 수십 명의 음악가들은 악기의 특성과 연주자의 개성을 한데 모아 명성에 걸맞은 최고의 심포니를 연주한다.
똑같은 음악이지만 해석 성격 연륜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연주가 이루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지도자에 따라 그 국가의 운명도 달라진다.
특히 ‘지휘’에서 관찰되는 여러 가지 특성에 영향을 받는 타인지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지도자의 자질과 국정 운영능력이 새롭게 모색하는 대목이 눈길이 끌린다.
대선 후보자의 검증은 마당이 그가 지도자가 될 만한 그릇인지 사상은 건전하고 국가이념에 위배되지 않은지 내세우는 공약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 밝히는 것이 옳다.
그러나 검증이 상대에 대한 공격 무기로 악용되는 상황에서는 정보력과 행정력을 독점하고 있는 집권세력의 손아귀에 대선 승패의 결정권을 쥐여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심지어 가짜정보에 의해 선거가 결판 날 경우 먼 훗날 진위가 밝혀진들 이미 엉뚱한 사람이 지도자 노릇을 한참하고 있는 터이니 나라꼴은 이미 망가진 뒷일 것이다. 그래서 검증은 대선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정이다.
가톨릭에서 성인(聖人)을 선출할 때 그들은 후보자의 ‘뼛속에 남아있는 결함’까지 찾기 위해 이른바 악마의 변론 자를 지명해 완벽한 검증은 맡긴다 성인이 되려면 그만큼 완벽해야 된다는 뜻이다.
즉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도 그 같은 검증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그 높은 도덕성 요구는 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다. 그렇다보니 날이면 날마다 터져 나오는 의혹을 언제까지나 무조건 모르는 체 하거나 덮어두는 것은 안 된다. 게다가 국민이 대통령 후보에게 요구하는 도덕성 수준은 성인이나 종교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정도가 아니다 시민으로서 누구나 당연히 지녀야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대통령이 될 사람은 당연히 도덕적인 사람이어야 하며, 거기에 당연히 능력을 아울러 갖추고 있어야 한다. 도덕성과 능력은 선택이 아니다. 그럼으로 21세기의 사회적 경쟁력을 투명성에서 나온다. 공정 행위의 장에서 숨길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공적 행위의 장에서 숨길 수 있는 것이 없어져야 그 사회가 경쟁력이 생긴다.
뒤로 빼돌리고 숨어서 끼리끼리 조작하는 행위를 통해 이익을 만들어 특정계층 이 독식하던 시대는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은 잘하는 것은 능력으로 여기던 시대는 끝내야 한다. 그러한 뒷거래를 통한 불의 부당한 조직, 즉 부패가 엄청난 사회비용은 야기 시킨다는 것은 우리국민은 모두 알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사회의 경쟁력이 낮은 큰 원인은 우리사회의 높은 부패지수에 연유하는 것이었다. 생산성 향상에 투자될 수 있는 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 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선에서 더욱 중요한 변수는 정당이다 다만 정당의 구분이 정책이념이 아니라 여당이냐 야당이냐 어느 지역이냐 어떤 성씨냐에 따라 이루어졌다. 이 구도는 상당 부분 퇴색 댔지만 그렇다고 정당간 정책 대결이 정착된 것도 아니었다.
이는 정치의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괴리가 커짐을 의미한다 낡은 정치인들이 지역 연고나 패거리 정서에 서 못 벗어나고 있을 때 국민은 경제위기 이후 달라진 경제환경과 늘어나는 불확실성에 불안해 하면 뭔가 새로운 비전을 갈구하다 그러나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기존 정당들은 이념 차별화나 개혁의 청사진을 만족스럽게 제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물 선거로 간 것이다 누가 미래를 책임질 개혁 비전을 가졌는지 직접 후보를 보며 따진 것이다 변화의 요구는 일차적으로 야당 후보에게 유리 한 법이다.
그러나 인물 위주의 선거는 정당중심의 선거에 비해 불확실성이 크다. 실적보다는 말발이 논리보다는 감성의 호소력이 클 수 있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위력을 발휘한 여지도 커진다. 이번 17대 선거에도 경기와 이념이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올해도 인물싸움이 되기 쉽다. 그만큼 인신 공격 역시 거센 것이다. 그러나 같은 인물 선거라도 지난 대선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유권자들의 양면성이다. 우선 인물의 선택에서 유권자들은 훨씬 더 보수적인 것이다. 하여간 연금술사보다는 노련한 대장장이를 원할 것이다.
반면 진보적일 수 있다. 이념적 진보가 아니라 기존 정치세력의 무기력을 타파하고 싶은 개혁 열망이 쌓인 결과다. 결국 유권자는 개별후보의 정책공약간에 큰 차이를 못 느끼면 경륜과 도덕성의 경중을 따지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는 인물을 구하기가 쉽지 안다.
부패는 부도덕의 지표일 뿐 아니라 무능력의 지표이며 비효율 그 자체이다. 부도덕한 행위를 통해 재산을 불리 사람은 자신과 친척들에게는 능력의 표상일지 모르겠으나 공동체에는 무능력의 표상이다. 귀먹은 베토벤이 지은 명곡을 아름답게 지휘하여 만인의 가슴을 전율시키는 카라얀이 최고봉에 우뚝 섰듯이 우리국민들을 감동시킬 지도자를 선택해야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인은 바로 국민인 우리다. 이제 선택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