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엔 안주하고 자만했다”
“2002년엔 안주하고 자만했다”
  • 신아일보
  • 승인 2007.11.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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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발로 뛰면서 국민과 만나면서 정치 하려 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회창 후보는 10일 “그동안 정당의 총재로 큰 정당(한나라당)의 틀 안에 있을 때는 안주하고 자만했다. 반성한다"며 “이제 제 자신이 발로 뛰면서 밑에서부터 국민·시민과 만나면서 정치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젊은 중소기업인 40여 명과 북한산 등반을 하며 “최근 5년 전과 다른 서민 중심의 행보를 하고 있는데 마음의 변화가 있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람이 갑자기 바뀌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정당 틀 안에 있을 때는 안주하고 자만했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나 밖으로 보이는 것이 그만큼 서민과 동떨어져 보였던 것 같다"면서 “이번에 정치재개를 하면서 완전히 처지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보시다시피 가장 낮은 장소에서 시작했고 정당과 같은 큰 틀도 없고, 많은 사람도 없고 오로지 발로 뛰는 선거를 한다"면서 “이것은 선거의 무슨 방법이 아니며, 사실 이렇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 입장에서야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이 가고 동조해주면 고맙다"면서 “내가 그 분의 속 마음을 들어가서 볼 수는 없고 그분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여튼 좀 지켜봅시다"라고 말했다.
그는 “법조인 출신으로서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사실 BBK사건을 잘 모른다. 말들이 많은데 아주 잘못된 것일 수도 있고, 정치적 목적일 수도 있다. 사실 진상을 잘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그는 한나라당이 “이 후보는 햇볕정책 계승한다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한 데 대해서는 “햇볕정책에 관한 언급은 여러번 봤다"며 “북한을 적절하게 유도해 평화 공존의 동반자로 만드는 문제는 이상과 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현실적인 감각이다. 우선 북한의 핵을 폐기해야 하고, 남북 경협은 북의 개혁·개방과 연계해야만 평화공존의 상대방으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자신의 대북관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주말 이후 노동계 총파업과 집회 등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는데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법의 원칙을 무시한 폭력적인 사태를 자꾸 용납하기 시작하면 자유사회의 자유질서가 유지될 수 없다"며 “말보다 원칙적으로 법을 지켜야 하고 법을 위반해 관공서를 습격한다거나 방화 또는 경찰이나 또는 군인을 공격하는 행동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한편 출마의 변에서 ‘국민이 원치 않으면 살신성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중간에 언제 그만둘 것이냐고 묻기도 하지만 장난이나 하고 적당히 해보자고 나온 것이 아니다"며 “이번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안주하는 자세와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서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저를 희생해서라도 확실한 정권교체 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등산에 앞서 “중소기업이 제대로 살고 경쟁력을 가져 국제 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우리 경제에 저력이 생긴다"고 중소기업 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오늘은 5년 동안 정치를 떠나 있다가 처음으로 각 분야 관련자들을 직접 만나 눈에 띄지 않게 애쓰는 밑바탕에 있는 분들로부터 실정을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이 후보는 등산 시작에 앞서 한 지지자가 “2002년 대선에서 지고 이틀 동안 술을 마셨다"라고 말하자 “죄인이 여기 왔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