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고위직 삼성뇌물 받았다”
“검찰 최고위직 삼성뇌물 받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07.11.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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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 “로비하는 것 모든 임원의 직무였다”
김용철 변호사 “로비하는 것 모든 임원의 직무였다”
삼성그룹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조목조목 반박’

제기동성당서 삼성 비자금과 관련 기자회견

“현직 검찰 최고위급도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아왔고, 이러한 뇌물은 각 계열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에서 빠져나갔다”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오후 서울 동대문 제기동성당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비자금과 관련,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언론에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은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고 회유하는 불법을 저질렀고, 로비하는 것이 모든 임원의 직무였다”며 “자신이 검찰을 비롯해 법조계 모든 관계자를 관리하고 나머지는 60여개 계열사에서 나눠서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은 추석과 설, 여름휴가 등 일년에 3회씩 500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정기적으로 뇌물을 건넸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억원까지 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현직 최고위급 검사 가운데서도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불법뇌물을 받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지만 명단에 대해서는 때가 되면 밝히겠다며 공개를 유보했다.
김 변호사는 또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에 불과하다”며 “재경부와 국세청은 규모가 더 큰 조직”이라고 밝히고 재경부와 국세청 등 정부기관으로 전달된 돈의 액수는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달된 돈의 출처에 대해 김 변호사는 각 계열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대형부실은 안고 있는 기업에서도 수십억원식 비자금이 조성되고 있다”며 “삼성사장단 고위임원 재무인사 등 핵심 임원들 간부사원은 대부분 차명계좌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차명 비자금 계좌를 가진 명단을 일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중심이 되어 모든 증거와 진술을 조작했다”고 고백했다.
김 변호사는 에버랜드 전환사채가 어떤 방법으로 이재용씨한테 불법으로 증여가 됐는지에 대해서도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라 상세히 밝힐 수 없지만 많은 진술과 증거들이 조작됐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에버랜드 수사가 진행될 때 수사에 대응하는 삼성 측의 진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법무팀 변호사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추후에 상세에게 밝힐 기회가 오겠지만 많은 진술과 증거들이 조작된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들에 대해 검찰에 고소·고발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 변호사는 “자신은 자수해야 한다”며 검찰에 고소·고발할 생각은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또 이날 기자회견을 주관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역시 “사제는 용서하는 사람이지, 남의 허물을 드러내 고소·고발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종훈 사제단 대표는 “이 자리에 기자들 외에 다른 분들(삼성측 관계자)도 오신 것 같아 문건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제단 측은 오전에 삼성에서 김 변호사와 사제단의 삼성 비자금 관련 폭로 사실에 대한 반박문에 대해서도 “이재용씨의 불법적인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삼성 측 내부 자료가 있다”며 “추후에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사제단은 검찰과 언론 등 공적기관들이 이러 범죄 행위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삼성그룹이 차명계좌와 비자금 문제를 비롯한 김 변호사의 삼성 관련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김 변호사의 주장에 구체적인 자료나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 변호사의 주장은 차명계좌의 존재 외에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이에 대한 진위 파악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