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조선초기 농업정책 기초한 학자들 많이 배출
구미, 조선초기 농업정책 기초한 학자들 많이 배출
  • 이 택 용
  • 승인 2012.09.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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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이라는 격언이 있다.

세종대왕은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食爲民天)며 농업을 장려하고 발전시켰다.

구미는 조선시대에는 선산부(善山府)라고 칭했다.

낙동강이 동서로 중앙을 관통하여 농토가 비옥하고 수리시설과 물산이 좋아서 살기 좋은 고을로 이름이 자자했다.

인물이 많아 이중환선생은 택리지에서 “조선인재 반은 영남에 나고, 영남인재 반은 선산(善山)에서 난다”고 했다.

특히 구미는 조선초기에는 인물이 많았다.

고려 삼은(三隱) 야은 길재 선생, 생육신 이맹전 선생, 우리나라 최초의 외교관 박서생과 김극유, 농사직설을 편찬하고 서문을 쓴 정초, 사육신이며 권농교서의 초안자 하위지, 영남사림의 종조 김종직 등이 있다.

특이한 것은 세종대왕의 농업정책을 입안하고 개혁한 인물이 우연하게도 선산의 인물들이다.

세종 10년(1428년) 일본에 처음 외교관으로 다녀 온 사람은 정사 박서생과 종사관 김극유이다.

박서생은 세종대왕에게 올린 상소에서 일본식 양수기 즉 수차(水車)와 물레방아의 선진농업을 열거하면서 관개개선의 혁신을 주창했다.

또 일본에서 재배되는 사탕수수의 도입을 주장하는 등 농업생산력을 증대시키면서 농민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 중농정책의 선각자이다.

세종 11년(1429년)에 정초는 세종대왕의 지시로 최초의 농업지침서인 농사직설을 편찬하고 서문을 작성했다.

서문에는 “농사는 천하의 대본이다.

예로부터 어진 임금은 이를 힘쓰지 아니한 사람이 없었다.

삼가 생각하건대 태종과 정종께서 일찍이 유신(儒臣)에게 명하시어 옛날 농서(農書)로서 절실히 쓰이는 말들을 뽑아서 향언(鄕言)으로 주(註)를 붙여 판각(板刻) 반포하게 하여, 백성을 가르쳐서 농사를 힘쓰게 하셨다.

우리 세종대왕께서는 명군(明君)을 계승하여 정사에 힘을 써 더욱 민사에 마음을 두셨다”고 기록돼 있다.

세종 26년 (1444년)에 하위지는 세종대왕의 명을 받들어 농사를 장려하는 권농교서(勸農敎書)를 지어 올려 반포토록 했다.

“즉 내가 생각하건대,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니, 농사라는 것은 의식의 근원으로 국정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하여야 할 것이다.

오직 그것이 생민의 목숨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천하의 지극한 노고를 겪게 되는 것이니, 윗사람이 성심으로 인도하지 않으면 어떻게 백성으로 하여금 부지런히 농사에 힘써서 생동감 있는 즐거움을 이루게 하겠는가. 지금의 수령들은 묵은 습관에 젖어서 비록 파종할 시기를 당하더라도 망종이 아직 멀었다고 하면서 전답의 소송에 관한 것을 바로 처결하지 않으며, 곡식 종자를 꾸어주고 식구의 양식을 진휼하는 것도 항상 서두르지 않고 항상 느리게 하여 제때를 잃게 한다.

비록 급히 서둔다 해도 수령은 관찰사에게 보고하고, 관찰사는 호조에 공문을 내어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는 사유를 갖추어 위에 아뢰어, 서로 왕복하는 동안에 망종(芒種)이 지나버리는 일도 있다.

혹은 갈고 심는 적기를 알지 못하고 한갓 권과(勸課)하는 명목만 힘써서 파종하는 것을 너무 일찍 독려하기 때문에 싹이 살지 못하여 도리어 농사를 망치게 하는 일도 있다.

혹은 참으로 절기의 이르고 늦음을 알지 못하여 계획이 소홀하여 사기(事機)를 잃는 경우도 또한 있다.

이것이 어찌 근심을 나누고 백성을 사랑하는 본의라 하겠는가”라고 했다.

이처럼 구미(선산)는 조선초기에는 농업의 최고 선진화고을로 농업에 관한 학자가 많았다.

때문에 박서생, 정초, 하위지 같은 분들이 세종대왕의 지시 아래 농업의 장려하고 개혁하는 정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구미(선산)은 조선시대 농업의 중심지였다.

지금도 선산들과 해평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기름진 땅과 풍부한 햇볕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하는 곡창지대이다.

이곳에는 우렁각시쌀, 묻지마쌀은 화학비료와 농약 대신 순수한 우렁이농법으로 생산되는 우렁각시쌀, 묻지마쌀, 그리고 선산쌀, 금오산청결미쌀, 도담미쌀, 흑두루미쌀, 오매불망쌀 등 전국 으뜸가는 품질 좋은 쌀이 생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