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평화협상 동시 진행”
“핵폐기·평화협상 동시 진행”
  • 신아일보
  • 승인 2007.11.0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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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핵포기 실질적으로 긴 시간 걸린다”
盧대통령 “핵포기 실질적으로 긴 시간 걸린다”
“동북아 장래에 있어 일본은 매우 중요한 존재”

日 아사히신문과 회견문
노무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협정과 관련해 “핵 포기가 모두 끝난 후에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이라면서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하고 이것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됐을 때 평화·종전선언을 하고 그 후에 평화체제협의와 핵 폐기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일본 아사히신문과 회견을 갖고 “당연히 (핵을)포기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만 평화선언과 종전선언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핵포기에는 실질적으로 긴 시간이 걸린다”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지난 3일 청와대가 전했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아사히신문 회견 내용 전문을 이날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대화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구축 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채찍을 드는 한편 당근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을 국내적으로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전략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핵보유’를 묻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북학의 핵무기를 용인할 가능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수십년간 북한을 위협이라고 간주해왔다”며 “아무리 화해와 협력이 진행되고 있어도 일말의 불안감은 있다. 한국 국민들은 북한 군사력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과 관련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방북시 전면적인 환영을 받았다. 반대하거나 모욕하거나 한 사람은 없었다”며 “(그러나)한번도 반대에 직면한 적이 없는 김 위원장이 데모를 경험하게 되면 매우 당혹감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일관계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반도나 동북아의 장래에 있어 일본은 매우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은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초기가 이상주의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현실주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처음에는 고이즈미 수상을 낭만적이라(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며 “분명하게 말하는 성격이고 적극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내 생각이 낭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먼저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이치에 맞고 현실적”이라면서 “일본의 극우세력이나 대부분의 우익 정치가들이 과거의 영광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한국인들에게 반감이나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노 대통령은 “일본이 다시 사죄를 하지 않더라도 화해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사가 보인다면 한국인들의 과거에 대한 태도도 부드러워질 것이며 과거를 빨리 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노 대통령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다. 큰 흐름을 당장 바꿀수야 없겠지만 민감한 문제들을 향한 대응에 있어 우리가 지혜롭게 대처하면 좋은 일을 그 위에 계속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큰 흐름이 아닌 작은 것도 중요하다. 오히려 그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며 “그런데 저는 그런 점에 있어 후쿠다 수상이 훨씬 더 유연하게 대처하시리라 보고 매우 중요한 진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견에서는 아사히신문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주필이 질문에 나섰으며, 이 신문은 노 대통령의 회견 내용을 지난 3일자 조간으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