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균형발전’집념 갈수록 활활
盧대통령 ‘균형발전’집념 갈수록 활활
  • 신아일보
  • 승인 2007.10.3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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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투표 하지말라” 당부
‘진주 혁신도시(남가람 신도시)기공식’ 참석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정책을 향한 집념이 임기말로 갈수록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급기야는 ‘균형발전을 지지하지 않는 후보라면 누구든 한 표도 찍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우선 노 대통령은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바꾸게 되면 지방은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세목이든 국세를 지방세로 돌리면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이 큰 손해를 보게 되고 지자체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31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경남 진주 혁신도시(남가람 신도시) 기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실제로 종부세를 지방세로 돌리자는 주장이 있었다. 정책과 자신과의 이해관계를 분명하게 파악해 대응하지 않으면 언제 다시 이런 주장이 되살아날지 모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경남의 경우 지난해 (지방)교부세로 돌려받은 액수가 991억원인데 비해 종부세 수입은 133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며 “858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틀 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참여정부 들어서도 국세와 지방세가 8대2의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비판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며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과 다르다”며 “교부세를 통해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원을 포함하면 지금 지방은 총 조세수입의 60%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8대 2가 아니라 4대 6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노 대통령은 균형발전을 위한 교육.인적자원-농업·농촌정책 그리고 지난 7월 발표한 2단계 균형발전정책 등도 들어가며 “균형발전정책은 종류도 많고 복잡해 자칫 한눈을 팔다보면 하나둘씩 무너져 버릴 수 있다. 철학과 의지가 없이 정책을 추진하면 이런 현상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노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됐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과 3불정책(대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을 들며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인재가 있어야 기업이 오고 지역발전도 가능하다”며 “누리사업과 산학협력 중심대학을 통해 지방대학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이 그 지역 인재를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제도도 시작됐다. 법학대학원 선정도 균형발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대학입시와 관련해 “본고사가 부활되고 내신이 무력화되면 특목고와 수도권 학교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다”면서 “지방고교는 더욱 어려워지고 교육 때문에 지방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지방에서조차 대학자율화에 찬성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후보들 ‘무관심’…현명한 국민이라면 약속받아내야”
노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을 향한 집념은 이어진 오찬간담회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경남지역 주민들을 향해 “2단계 균형발전에 대해 확실하게 지지해 주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누구이든지간에 한 표도 찍지 마십시요”라고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 후 진주 문산실내체육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선거때 후보들이 적어도 (균형발전을)공약으로 채택하지 않겠는가 했는데 의외로 지금 후보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후보들이 균형발전 공약을 내놓지 않는 것은)이 정책이 이미 지금의 표하고는 관계없는 정책이 돼 버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선거때 후보들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인데 이 문제를 가지고 표 계산을 한 결과 수지가 안맞다고 결론을 내려 버린 것”이라면서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다”고 우려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제)머리속에 균형발전만 가득 들어있는 이유가 그것”이라면서 “2단계 균형발전이라는 것이 이렇게 해 표류할 것 같다는 현실을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것이 저의 정직한 전망이 아닐까 싶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참석자들을 향해 “균형발전보다 더 소중한 가치에 있어서 분명한 차별성이 있으면 그것을 선택해야 한다”면서도 “그 점에 있어 별로 중요한 가치가 없거나 가치가 있지만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균형발전을 가지고 표를 행사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그것으로 (후보들로부터)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그것이 현명한 국민들이다”면서 “말하자면 머리가 잘 돌아가는 국민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찬 기공식과 간담회에는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과 이민원 균형발전위원장, 김태호 경상남도지사, 지역국회의원 및 지역단체장 그리고 지역주민·지역혁신리더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약 세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진주/조근환기자
ghcho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