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응 파문에 국감이 달라졌다”
“향응 파문에 국감이 달라졌다”
  • 신아일보
  • 승인 2007.10.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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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관행적 제공 피감기관 식사·술 접대 기피
의원들 관행적 제공 피감기관 식사·술 접대 기피
구내 식당서 점심 해결 등 달라진 국감 풍속 실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일부 의원들의 국정감사 향응 파문의 여파로 국회의원들이 정부 부처에서 관행적으로 제공하던 식사와 술 접대를 기피하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의원들은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의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거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점을 찾는 등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다.
서울시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29일 건설교통위원회도 향응 파문을 의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건교위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시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밤 10시까지 진행된 국정감사로 저녁식사 시간을 놓친 일부 의원들은 식사도 거른 채 바로 귀가해, 달라진 국감 풍속을 실감케 했다.
같은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서울중앙지검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이날 국감은 밤 9시를 훌쩍 넘겨 마무리됐지만 최병국 법사위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은 검사들과 함께 중앙지검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서울고법 및 산하 11개 지방법원 국감에서는 아예 식사를 하지 않았다. 법사위 의원들은 당초 서울중앙지법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예정됐으나 향응 파문을 의식한 듯 국감 직후 뿔뿔이 흩어졌다.
신당 소속 한 의원은 “근처 고깃집에서 몇몇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갖기로 했다. 피감기관만 없으면 괜찮은 것 아니냐”며 “원래 구내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국감이 늦게 끝나 하는 수 없이 외부에서 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하고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의원들끼리 오해 받을 일은 하지 말자고 다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으니 관행이라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향후 구내식당에서만 식사를 하고 술자리는 일절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향응 파문으로 달라진 것은 비단 식사 장소 만이 아니다. 피감기관 스스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국감 장소를 변경하기도 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감에 앞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7개 기관은 국감 장소를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국회로 변경했다.
국감 업무 보고에 필요한 영상 기자재와 마이크, 의원들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 등이 구비된 국회에서 국감을 하면 기자재 대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성남기자
jsnsky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