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 글로벌 기업까지 덮쳤다
유로존 재정위기 글로벌 기업까지 덮쳤다
  • 문경림기자
  • 승인 2012.09.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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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증가율 8.7%→ 5.4%,영업익 10.6%→ 3.7%로 각각 급락
유로존 재정위기가 올들어 글로벌 기업들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한득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9일 발표한 보고서(유로존 위기에 발목 잡힌 국내외 기업 상반기 실적 부진 뚜렷)에 따르면 유럽의 경제위기가 2012년 들어 국내기업에 이어 글로벌 기업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실물경제가 부진에 빠지면서 글로벌기업의 실적이 소폭 둔화됐다.

하지만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들어 '포브스 글로벌 2000'에 포함된 비금융기업 963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8.7%에서 5.4%, 영업이익 증가률은 10.6%에서 3.7%로 각각 급락했다.

수익성도 낮아져 영업이익률은 12.4%에서 12.2%로 하락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는 올들어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충격이 글로벌 실물경제로 파급되면서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석유업종이 29.7%에서 7.9%로 21.8% 하락한데 이어 광업이 28.2%에서 8.4%, 석유가스가 24.7%에서 14.4%로 급락하는 등 원자재 업종의 성장이 크게 둔화됐다.

이들 업종은 영업이익률도 -1.7%p, -5.8%p, -2.7%p로 각각 떨어졌다.

최종 제품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소재산업의 실적도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매출증가율은 철강이 -17.9%p, 종이목재가 -5.8%p, 비금속광물이 -5.2%p로 나타났고 영업이익률은 철강 -3.7%p, 종이목재 -1.4%p, 비금속광물 -3.8%p를 각각 기록했다.

전기전자 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매출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10.5%에서 올해는 4.3%, 영업이익률은 11.9%에서 10.2%로 떨어졌다.

다만 담배, 영화오락, 운수장비 업종 등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다.

글로벌 기업외에도 개발도상국 기업들의 실적도 뚝 떨어졌다.

아직까지 개도국의 기업실적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세는 선진국 기업에 비해 더 둔화됐다.

선진국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2.9%p 하락한 반면 개도국의 매출증가율은 3.5%p 하락했다.

반대로 영업이익률은 선진국 0.8%p, 개도국은 0.4%p 하락했다.

지역별 기업실적은 유럽이 -3.8%p, 북미가 -5.8%p, 아시아가 -3.8%p를 각각 나타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을 비롯 아시아국가들은 선진국에 의한 의존도가 높아 다른지역 개도국 기업에 비해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기업의 실적 둔화가 심했다.

중국 기업들의 올 상반기 매출증가율은 7.6%로 지난해 상반기 22.6%에 비해 1/3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률은 9.5%에서 8.0%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