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피랍선원 구출포기 했나
소말리아 피랍선원 구출포기 했나
  • 신아일보
  • 승인 2007.10.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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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건에 이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것은 지난 5월 15일이다.
피랍 된 이들은 한석호 선장 이송렬, 총 기관감독, 조문갑·양칠태 기관장 등 우리선원 4명이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등 마부노 1·2호 외국인 선원 24명과 함께 소말리아 한 앞 바다에 억류돼있다. 비참하고도 절박한 처지다.
그동안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 테러단체에 의한 한국인 납치사건 중 가장 오랜 기간 억류되었다.
피랍 된 한 선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해적들이 환각성분이 있는 나뭇잎을 씹고 나면 수시로 선원들을 때려 일부 선원은 이가 흔들리는 상태라며 오늘도 육지로 끌고 가 돈을 내놓으라며 쇠파이프로 때려 온몸이 피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총으로 위협할 때 차라리 죽이라고 소리쳤다고 하니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피랍자 가족 역시 당사자 못지 않은 고통의 나날이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석방조건으로 요구하는 건 오직 선원들의 몸값 70만 달러(약6억5000만원)뿐이다. 선원 가족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다.
해적들과 직접 협상을 벌이는 선주사정도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선주는 배를 팔아서라도 갚겠다며 정부의 선납을 호소했다. 그러나 정부는 불법 행위에 몸값을 지불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거부하고 있다.
소말리아 선원 피랍사태의 장기화 원인은 안타깝게도 몸값을 낼 수 있는 이가 없다는데 있다.
보다 못해 전국해상산업 노동조합연맹과 소말리아 피랍선원을 위한 시민모임 등이 선언 구출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으며 이 일환으로 국회를 찾아가 대책을 촉구했다.
피랍 선원구출을 위한 모금 운동도 벌이겠다고 한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시민들 스스로 이들을 찾아오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인 정부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물론 해적들을 상대로 교섭을 벌이는 게 쉽지 않은 줄은 안다. 하지만 대통령 특사까지 파견한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와 겨누어보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협상초기에 가족들에게 협상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언론과 접촉을 피하라 해놓고 이제 돈이 있어야 한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이번 피랍사태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해결여부가 달려있다. 이번 사태해결의 열쇠도 아프카니스탄 인질 사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을 강구하기 바란다. 나아가 해외활동 인구 증가로 피랍사건발생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피랍 선박 국적국인 탄자니아 정부를 통하는 등 방법으로 일단 몸값을 치르고 나중에 선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