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현장 속으로…
  • 신아일보
  • 승인 2007.09.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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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충 부산국토관리청장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관할구역이 방대하다. 우선 국토면적 기준으로 전국의 32.3%에 해당하는 영남권 전역32,251㎢를 관장하고 있는데다가 관내의 국도연장이 25개 노선 4,163㎞, 국가하천은 낙동강을 비롯한 18개 하천에 연장이 982㎞. 대략 전국의 1/3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전도유망해보이던 한 젊은 교수의 가짜학위 파문에 이어 고위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 위에 올라 연일 시끄럽다.
아직 모든게 불분명하고 여러 면에서 진행 중인 사안인지라 섣불리 이야기할순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많은 국민들이 진실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어떤 사안을 대할 때 사람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은 과연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며, 이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판단·평가하는 것은 그 다음이라는 말이다.
세상이치가 다 그렇고, 행정도 큰 맥락에서는 마찬가지다. 어떤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예기치 못한 후유증에 시달릴 경우에 흔히 ‘탁상행정’ 탓이라는 비판을 받곤 하는데, 이는 정책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첫 단추가 곧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문제인식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는 지적에 다름 아니다.
특히 국토균형발전과 주택·도시정책, SOC 건설·확충 및 교통물류정책을 총괄하는 건교부의 일은 하나같이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되어 있어 그 흐름과 결과여하에 국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고, 따라서 하나하나의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서 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짚어내는 작업이 선결되어야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확한 fact inding이 전제되지 않으면 다음 수순이 모두 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전반적인 국민의 권리의식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책의 공과에 대한 평가의 잣대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고 예리해 졌음에야.
지방청의 경우 행정일선에서 늘 국민들과 직접 부대끼면서 일을 하는 만큼, 현장의 실상을 바탕으로 한 업무처리는 더더욱 중요하다. 百聞而 不如一見. 몇 장의 사진이나 도면만으로 현장의 실상을 파악 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사안의 경중을 가려내기도 쉽지 않다.
직접 현장을 찾아보고 시공사의 애로와 지역주민이 원하는 바를 열린 마음을 갖고 들어보는 것 이상으로 좋은 처방은 없다. 이 과정에서 객관적인 판단에 이르는 길이 보이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도 잡을 수 있는 법이다. 주민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성의를 다해 끈기있게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자세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관할구역이 방대하다. 우선 국토면적 기준으로 전국의 32.3%에 해당하는 영남권 전역32,251㎢를 관장하고 있는데다가 관내의 국도연장이 25개 노선 4,163㎞, 국가하천은 낙동강을 비롯한 18개 하천에 연장이 982㎞. 대략 전국의 1/3을 담당하고 있다. 이 넓은 지역에서 현재 진행중인 공사현장은 도로건설과 치수사업을 합쳐 총 174개소. 사정이 이렇다보니 직원 1명이 2~3개 시.군에 걸쳐 4~5개 현장을 관리하느라 모두들 발이 닳도록 뛰어다닐 수밖에 없다.
최근 몇년간 SOC부문 투자예산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주민 요구사항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때로는 속절없이 멱살까지 잡히는 봉변도 감내해야 할 만큼 현장관리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청사의 위치가 부산에 치우쳐있어 경북 북부지역이나 서부경남지역을 한번 둘러보려면 1박2일로도 빠듯한 일정이 된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가 땀 한방울 더 흘리고 발품한번 더 팔면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흐뭇해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기에 오늘도 우리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역군들은 구두끈을 동여매고 다시현장으로 힘차게 달려 나간다.